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청주지역 사재기 대란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청주지역 사재기 대란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12.02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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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년 1월부터 63% ↑ … 배출량·처리비용 ↓
1인당 5장 판매제한 불구 마트마다 재고 바닥
인터넷 주부 커뮤니티 구매 문의·불만글 쇄도

“100장, 200장씩 사서 쟁여두는 몰지각한 행태 탓에 엄한 사람만 피해 보네요.”

주부 이모씨(40·청주 청원구)는 2일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러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찾아간 마트마다 재고가 동이 나 있었던 까닭이다.

종량제봉투가 있다 해도 쓰임새가 적은 10ℓ짜리뿐이었다. 이마저도 1인당 5장만 살 수 있었다.

이씨는 “봉투를 사고 싶어도 재고가 없어 못 사는 상황”이라며 “쌓여가는 집안 쓰레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이 결정된 청주 지역에서 사재기 현상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청주시는 내년 1월부터 종량제 봉투 가격을 63% 올리기로 했다. 생활 쓰레기 저감과 처리 비용 부담 해소를 위한 조치다.

봉투 용량별 인상 폭을 보면 △2ℓ 50원→80원 △5ℓ 100원→160원 △10ℓ 190원→310원 △20ℓ 370원→600원 △30ℓ 540원→880원 △50ℓ 890원→1450원 △75ℓ 1330원→2170원이다.

불연성 쓰레기 전용 40ℓ 봉투 가격은 1600원에서 3500원으로 2배 이상 오른다.

시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에 따른 재정 부담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판매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며 “가격 인상으로 주민 부담률은 높아지지만 환경부 가격 현실화 인상 권고 수준보다는 낮다”고 설명했다.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전해진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 소식은 구매 대란을 야기한 모양새다.

농협충북유통 관계자는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재고 확보가 어려워 종량제봉투 판매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는 상품 구매 시 포장용으로 쓰는 재사용봉투만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사재기로 말미암아 종량제봉투가 동이 나자 지역 인터넷 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게시판은 인상 소식 하루 만에 종량제봉투 관련 글로 가득 메워지고 있다. 구매 문의부터 불만 글에 이르기까지 그 수만 100여개에 달한다.

한 회원은 “마스크에 이어 쓰레기봉투 따위도 피 터지게 사야 하는 날이 왔다”며 “사재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결국 대란이 일어나고 말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작 필요한 사람은 못 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봉툿값 오르는 것도 짜증 나는 데 사재기가 기름을 붓는다', `양심도 없는데 부끄러움도 모른다'와 같은 댓글을 달아 사재기 현상을 비판했다.

청주시는 현재 종량제봉투 구매 허용 한도를 1인당 낱장 5장으로 제한한 상태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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