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흔적 …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다
쌓여가는 흔적 …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2.01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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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작가 `物; 시간의 흔적' 개인전
작품 `Thing 시리즈’·‘그릇’ 대작·신작 선봬
입체 `사물·풍경' - 설치작품 `자연·인공' 표현
24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서 … 관객 힐링 기대

 

“올해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기였지만 개인적으로도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작업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코로나19로 예측할 수 없는 날을 보낸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2년 만에 청주시립미술관에서 `물(物); 시간의 흔적'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갖고 있는 김정희 작가(사진). 대학교수로, 중진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그에게도 올해는 힘든 한해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전시 공간도, 일상이 멈춘 지금 이 시간도 `물(物); 시간의 흔적'처럼 깊은 삶의 흔적으로 다가온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물감을 두껍게 흘려 평면이지만 입체적인 작품에서 사물과 풍경을 그려내고, 설치작품에서는 자연에 인공을 가미해 둘 사이에 오는 미묘한 긴장감 등을 표현해 각각의 존재 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동양화 느낌을 서양화기법으로 표현한 신작과 힐링이 필요한 시대에 맞게 전시장 가운데에 물을 배경으로 설치작품을 놓아 관객들이 잠깐이라도 휴식하길 바라는 마음도 전시장을 구성한 중 요소였다”고 말했다.

1층 전시장에서 만나는 그의 작품 `Thing 시리즈'와 `그릇'대작과 신작은 작가로서 사물과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의 결과물이다. 겹겹이 쌓이는 물감을 입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그릇이 지닌 다양한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흔적이 쌓여가는 이미지를 작품에서는 중첩된 선들로 드러내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았다. 이처럼 `Thing 시리즈'와 대작으로 구성한 신작 등은 사물과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의 결과물이다.

그는 “교수가 전시를 왜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난 학생들 혼내기 위해 작업한다고 말한다”며 “작가에게 작업은 과정이다. 지난 10년간 작업한 작품을 전시장 한쪽 벽면에 전시한 것도 학생들에게 예술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들려줬다.

이어 “젊은 작가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타지로 떠난다. 지역에 기회가 없는 탓이 크다”면서 “젊은 작가들이 전시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일본과 중국작가들과의 교류전도 갖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든 작가교류가 중단됐지만 젊은 작가들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정희(1959년생)는 서울에서 태어나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 및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충북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작품 활동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한편 청주시립미술관이 기획전으로 마련한 `로컬 프로젝트 2020'은 청주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다층적인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있다. 지역 미술계에서 30년 이상 꾸준히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중진 작가인 이승희, 손부남, 김정희의 작품을 소개하며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로컬 프로젝트 2020'의 마지막 전시인 김정희의 `물(物); 시간의 흔적'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해 2021년 1월 24일까지 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청주시립미술관 로컬 프로젝트는 올해 마지막인 김정희 작가의 전시를 통해, 단순히 지역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전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공간에서의 예술적 실험과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 작품세계가 확장되는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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