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11년만에 최고…`V자 반등' 가능할까
3분기 성장률 11년만에 최고…`V자 반등' 가능할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12.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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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투자 반등…코로나 충격 민간소비는 꽁꽁
3분기 국내 경제가 2.1% 성장할 수 있던 것은 지난 1·2분기 성장률이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가운데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선방하면서 설비투자까지 되살아난 덕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분기 성장률이 속보치(1.9%)를 뛰어넘는 2%대 수준으로 반등하자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경기 반등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들의 체감경기와 밀접한 지표인 민간소비는 제자리걸음하며 여전히 냉랭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2.1% 성장했다. 속보치(1.9%)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 2009년 3분기(3.0%)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1.1%로 속보치(-1.3%)보다 0.2%포인트 올라갔다.



3분기 성장률을 이끈건 수출과 설비투자였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전기대비 16% 늘어 지난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2분기 -16.1%에서 대폭 반등한 것이다. 설비투자도 2분기 -0.5%에서 3분기 8.1%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3분기 GDP 성장률 2.1% 중 수출의 기여도는 3.7%포인트에 달했다.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0.7%포인트나 됐다.



하지만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1.4%포인트로 2분기(0.9%)에서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내수는 부진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3분기 민간소비는 0.0% 성장하며 2분기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2차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 등으로 서비스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건설투자도 정부 투자 감소 등으로 전기대비 7.3% 고꾸라졌다. 이는 1998년 1분기(-9.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고용 사정도 악화일로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취업자수는 전년대비 42만1000명(-1.5%) 감소했다. 지난 3월(-19만5000명)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자수 감소세가 8개월간 지속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8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10월 실업자수도 102만8000명으로 1999년(110만8000명) 이후 역대 10월 중 21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회복세가 본격화된건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변수에 경기 불확실성 여전

4분기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속도는 다소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변수로 꼽힌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4분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에 있어 불확실성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4분기 국내 경제가 0.4~0.8% 성장해야 연간 전망치인 -1.1%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이후의 성장률도 코로나19 재확산 정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앞서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으나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올 겨울 진정된다는 가정 하에 추정한 것이다. 만약 코로나19 확산세가 올 겨울 이후에도 진정되지 않는 비관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내년 성장률은 2.2%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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