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왕자귀나무 군락지 훼손된 채 방치
진천 왕자귀나무 군락지 훼손된 채 방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1.29 1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보, 가로수 일부 구간 베어지고 밭으로 이용 확인
멸종위기 보호식물 … 군 차원 특별한 관리대책 필요
지난 7월 발견 당시 진천 왕자귀나무 군락지(왼쪽)와 훼손된 채 방치된 모습.
지난 7월 발견 당시 진천 왕자귀나무 군락지(왼쪽)와 훼손된 채 방치된 모습.

 

진천에서 지난 7월에 발견된 멸종위기 보호식물 왕자귀나무 군락지가 훼손되고 있어 보호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는 지난 7월 22일자로 `멸종위기 보호식물 왕자귀나무 군락지 진천서 발견'을 보도했다. 당시 충북에서는 희귀식물 왕자귀나무 40~50그루가 군락을 이룬 채 발견된 것은 첫 사례로 산림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난 27일 보도 후 4개월 만에 다시 찾은 왕자귀나무 군락지는 일부 구간에 나무들이 베어지고 밭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밭으로 이용한 흔적이 있었으며 바닥에는 쓰러진 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 이모씨는 “이곳이 진천 외곽이다 보니 나무를 베어내도 알 수가 없다. 희귀식물이라고 해도 그 가치를 인지하지 못한다”면서 “지금처럼 내버려두면 왕자귀나무가 희귀식물이라고 해도 다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조사한 산림 관계자는 “왕자귀나무 군락지가 길가이다 보니 일부 구역을 밭으로 이용하기 위해 10그루의 나무를 베어낸 것 같다”며 “길가에 자라다 보니 훼손될 소지가 많다. 지금이라도 희귀식물인 왕자귀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군 차원에서라도 특별한 가로수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희귀식물은 지역의 자산으로 활용할 가치가 많다”면서 “더구나 해안가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이 내륙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자료적 가치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본보와 인터뷰했던 이귀용 전 충청북도산림환경연구소 임업시험과장은 “왕자귀나무는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흉고직경 20~30㎝, 수고는 약 3~8m 정도로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었다”라며 “내륙인 진천군에서 군락지가 발견된 것이 놀랍고 흥미롭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또 “진천의 군락지에 칡넝쿨이 많아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왕자귀나무가 고사할 수 있다”며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왕자귀나무는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희귀 낙엽교목이다. 산림청에서는 1997년 왕자귀나무를 `희귀 및 멸종 위기식물'로 지정했다.

/연지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