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한일관계, 소년교류로 풀자
꼬인 한일관계, 소년교류로 풀자
  • 권영정 충주역세권개발추진위원장
  • 승인 2020.11.2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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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정 충주역세권개발추진위원장
권영정 충주역세권개발추진위원장

 

한일국교 정상화 55년째 한일경제인회의가 서울-도쿄에서 화상회의로 개최된다. 이 역사적 시점에서 꼬인 한일관계를 푸는 돌파구는 양국 간 소년교류다. 필자가 2003년 3.1남북평화회담 남측대표로 참석해 ‘남북소년교류’를 제의했을 때 북측 대표 전원이 기립 박수로 화답하자 주요 일간지에 대서특필됐다.
소년기는 자아성장의 결정적 시기다. 비가역성이 낮은 이 연령대에 조건화를 통해 각인현상을 접목하는 것이다. 동서독 통일의 씨를 소년교류에서 찾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아이들은 함께 뛰고 싶어 한다. 한일 소년이 행동양식, 예술, 과학, 스포츠 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세계가 주목할만한 성공신화를 창조해 양국 국민의 정신세계에 런치(launch)시킨다.
어른일수록 과거를 곱씹는 경우가 허다해 미래는 밀려나기 일쑤다. 소년기일수록 과거보다 미래를 말하고 앞을 더 내다본다. 이들에게 새 세상의 보따리를 풀어놔 어깨동무하는 공동체를 빚어줌이 어른의 책무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흐름에 편승할건지 아닌지는 뻔한 것이 아닌가.
지난해 9월 서울에서 개최됐던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미키오 회장은 “한일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자”라고 방점을 찍었고, 공동발표문에 “양국 경제계가 미래지향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담았다.
2019년 6월 한국일보와 요미우리가 공동 조사한 한일관계 인식 여론에서 한국인 82.4%, 일본인 83.0%가 ‘한일관계 나쁨’으로 나타나 심각하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양국 청소년의 ‘나쁨’비율이 모두 40%대로 낮아져 기성세대와는 딴판이다. 이것은 소년부터 우호적 환경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준거다. 매년 개최되는 부산 배영초의 ‘도모다치~ 친구야’는 한일 친선 우호의 날개로 이름이 높다. 전국 NHK에 방영된 한일 우호 프리 허그(Free Hug)는 한 여대생이 2000여명을 상대해 편견을 깨는데 앞장섰다. 한일여성친선협회도 “싸우기보단 교류를 통해야 미래로, 앞으로 나갈 수 있다”라는 슬로건으로 한일아동작품교류전시회를 40년간 이어왔다. 미루지 말고 10만을 양성하자. 유연하고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동서를 통해 과거사 논쟁으로 이만큼 뜨거운 곳은 보질 못했다. 베트남은 지금 어떤가. 한때 총을 겨눴던 한국과 미국 모두를 껴안아 과거의 흔적을 버리고 새로운 지평을 열지 않는가.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인 포항제철은 대일청구권 자금과 신일본제철의 기술이전이 아니었으면 불가했다. 훗날 등소평이 신일본제철을 찾아가 중국에도 포철 같은 제철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답은 ‘안된다’라고 했음을 상기할 만하다. 양국이 호혜와 협력을 지속했을 때 번영이 따랐음이다. 국민은 눈앞에 먹고살고 즐기는 문제가 더 급하다. 편 가르는 4류 정치와 비관적인 정부의 리더십으로 민간 교류까지 위축돼서는 안 된다. 고려청자가 빚어지던 12세기 한일의 교류처럼 소년교류로 실마리를 풀자. 독일의 ‘안셀름 그륀’신부는 “과거와 이별하라. 과거를 놓아주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를 기억하는 이유는 오직 뼈아픈 교훈을 간직하기 위함이다”라고.
3년 전 빌 게이츠가 “악성 바이러스로 10억 명이 죽을 수 있다”라고 경고한 가운데, 펜데믹으로 지구촌이 공포에 휩싸였다. 이 같은 난제 해결도 소년기부터 접해줘 꿈을 키워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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