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자를 기다립니다
시간여행자를 기다립니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1.19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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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⑤괴산 연풍 향청
300년 세월에도 단아한 기품
조선의 백자 보듯 담백한 美

 

오래된 건축물을 보거나, 오래된 나무를 보면

시간이라는 무형의 실체와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공간은 오랜 시간이 누적되어 있어선지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괴산의 연풍 향청이 그렇습니다.

300년 세월에도 단아한 기품을 내보이는 것이

조선의 백자를 보듯 담백한 미가 전해집니다.

지금은 텅 빈 건물로 남아있지만

아득한 날, 누군가가 마당을 걸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호롱불을 켜고 글을 읽었을 것입니다.

건물은 세워진 후 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낡은 흉터는 오히려 마음의 틈을 좁혀줍니다.

마당 한가운데 우뚝 자란 전나무와

기와에 촛대를 올려놓은 듯 자란 바위솔이

마당을 응시하며 시간여행자를 기다립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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