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의 선택과 집중
바이오산업의 선택과 집중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0.11.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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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충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백년먹거리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당장은 결실을 보지 못하겠지만 먼 미래 후대들을 위한 것이다. 미래를 보고 기반을 다져놓겠다는 것이 기본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산업이다. 충북의 바이오산업 육성 구성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오송에 국가보건의료기관을 집적화시키는 사업이 진행됐다. 이에 맞춰 바이오산업엑스포를 국내 최초로 개최했다. 바이오산업엑스포 개최 이후부터 충북은 일찌감치 바이오도시를 표방했다. 관련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통해 오송이 바이오산업 메카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젠 주목받는 바이오도시가 됐다. 세계적 바이오 메카로 가기까지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국내외에서 바이오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지금의 바이오 산업기반 구축이 있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정부의 오송보건의료타운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선택과 집중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6대 국책기관과 관련연구기관, 연구시설, 지원시설 등이 오송에 정착했다.

그러나 일부는 진행과정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노화연구원이었다. 노화연구원은 정부가 오송에 부지까지 확보하고도 무산됐다. 다른 지자체에서 항노화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기관 유치에 나서면서 영향을 받았다. 막강 정치력을 배경으로 한 다른 지자체의 도전에 오송 노화연구원 건립이 수포로 돌아갔다.

오송의 바이오 메카 실현을 앞당길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었다. 정부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육성 계획을 발표하고 입지선정을 위해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전국 공모에 들어갔다. 5조원이 넘게 투자되는 매머드급 국가프로젝트였다. 전국에서 10개가 넘는 지자체가 경쟁했고 오송이 최종 입지로 유력시됐다. 하지만 막판 정치논리로 상황이 급변했다. 뒤늦게 경쟁대열에 합류한 대구가 급부상하면서 오송 유치가 불투명해졌다. 결국 정부는 오송과 대구 복합지정이라는 차선을 택했다. 국립암센터 오송 유치도 비슷한 상황에서 무산됐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 필연적이었던 시설은 임상센터 내지는 관련 병원이었다. 민간병원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충북은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에 공을 들였다. 국립암센터는 기존 센터가 포화상태에 있어 분원 설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에 수도권에서 1시간 내에 접근 가능한 지리적 이점과 보건의료인프라가 집적화된 오송이 유력한 입지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지역이 유치에 뛰어들면서 무산됐다.

오송이 바이오산업지로 부상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이 중요시설 유치가 무산된 것이다. 이 시설들을 대체하기 위해 충북은 10년 이상 행정력과 에너지를 쏟고 있다.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너무도 아쉬운 부분이다.

첨복단지 복합지정 이후 투자대비 효과를 극대화시키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정책실행과정에 있어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정부의 바이오산업 정책 입안과 실행과정을 보노라면 과거와 달리진 것은 크게 느낄 수 없다. 급부상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을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지자체들이 크게 늘었다. 지역먹거리 창출에 애를 먹는 많은 지자체들이 바이오산업 육성을 표방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정부 정책도 집중하지 못하는 듯하다.

물론 바이오산업도 세분화하면 다양한 분야가 나오고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선택과 집중을 못 하면서 실패작이 된다는 뼈아픈 경험이 되풀이될까 우려스럽다.

세계적 바이오 메카를 꿈꾸는 오송이 투자와 지원이 집중돼야 할 중요한 시점에 있으니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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