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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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병권 기자
  • 승인 2007.06.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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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쟁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 이제는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숫자다.

취업포털 사이트 '커리어'가 올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1.3%가 대학생활 4년 동안 가장 열심히 하고 싶은 것으로 '취업준비'를 꼽았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학과공부(19.6%), 배낭여행(13.7%), 어학연수(13.2%), 동아리 활동(8.9%), 미팅·소개팅(6.3%), 아르바이트(5.0%) 순으로 나타났다.

입시지옥을 벗어나자마자 이번에는 취업의 두터운 벽이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새내기 때부터 자신의 취업스펙(구직자의 출신학교와 어학점수, 자격증 그리고 해외연수나 인턴경험 등 취업을 위한 기본요건)을 늘리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한, 취업스펙의 3가지 기본(토익, 한자, 컴퓨터)그 이상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에 매달리고 있다. 쉬고 있으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공휴족'(恐休族)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학생들은 소위 학점을 잘 주는 교수 강의실로 발길이 몰리고 있다.

학점관리의 그 이면에는 '취업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험난한 취업전쟁 속에서 대학생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과 환경의 직업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대학생 4343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대상자의 53%가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1인당 연평균 취업 사교육비는 127만원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지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땀흘릴 각오가 돼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외치면서 10 구간을 달리면서 취업난 돌파 의지를 다지는가 하면 "나라에 건강한 피를 바치니 피땀흘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실업 해결을 촉구하는 헌혈캠페인에 나서는 등 그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10여년 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해야 캠퍼스에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요즘 현실은 언론사, 교사임용, 공무원시험에 합격해도 당당하게 이름이 걸린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갖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다. 적성이 맞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현재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지난 5일 당진군이 마련한 취업박람회에 학생, 청년층 등 구직자 3000여명이 대거 몰렸다. 군 단위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2005년부터 취업박람회를 개최, 해를 거듭할수록 양과 질에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첫해 연 1회 개최 방침에서 산·학·관과 지역사회의 높은 호응으로 지난해부터 연 2회로 늘렸다. 또한 지역의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취업박람회의 품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실을 기하다보니 외형적인 성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람회를 앞두고 수도권 등에서 문의가 잇따르자 행사관계자는 몇개월 동안 준비하느라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희색이 감돌았다.

네번째 맞이한 취업박람회 성과는 군에서 온라인 취업센터를 통해 연중 알선하는 인원이 500여명에 불과한데 하루 행사로 500여명 이상이 취업할 정도로 그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기업의 채용경향이 연중 수시모집으로 바뀜에 따라 박람회 현장에서 서류를 접수받아 추후 연락을 통해 취업의 길도 활짝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여성,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의 구직은 연령제한, 채용 기피 등으로 문턱은 여전히 높다. 또 중소기업의 생산직 창구는 3D업종의 기피현상으로 구직자가 없는 반면 유망기업 창구에는 길게 늘어서 심각한 편중을 보였다.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기능인력 양성이라는 숙제를 풀어야한다.

또한, 완벽한 산업인프라 구축에 힘써 고급인력들이 당진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살기좋고 경쟁력 있는 신산업도시 건설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 기업, 구직자가 상생하는 취업박람회 행사의 정착으로 청년실업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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