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 보며 꿈·희망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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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1.1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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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아동문학 작가 전병호씨 `우리 집 하늘' 출간
동시그림책 … 가난한 유년시절 서정적으로 담아내

충북지역 아동문학의 대표 작가 전병호씨가 그림책 `우리 집 하늘'을 출간했다.

한 편의 동시와 그림 속에 작가의 유년이 서정적으로 펼쳐진 책에는 가난하지만 부자인 어린 소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산허리에 다닥다닥 붙은 허름한 집, 집과 집 사이 조그맣게 열린 하늘, 그 하늘에서 비가 오고, 새가 날고, 별이 쏟아지는 풍경은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전병호 작가는 `우리 집 하늘'에 대해 “어렸을 때, 산동네에서 내려와 살던 시내의 집은 하늘이 조그만했다. 현관에 나와 바라보면 앞집 벽과 옆집 담에 둘러싸인 네모난 작은 하늘이었다. 우리 집은 이 네모난 하늘로 날이 밝고 저물었다”며 “동시그림책 `우리 집'은 가난한 어린 시절의 자화상이다”고 회상한다.

한편의 동시가 한 권의 그림책으로 탄생하기까지 작가의 애정도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푸른 하늘은 어린 시절, 세상으로 향하는 창이자, 상상의 창이기 때문이다.

전 작가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다 보니 그림 작가와 소통을 많이 했다. 그래선지 동시의 느낌이 그림으로 잘 표현돼 기쁘다”면서 “좁은 하늘에서 바라본 하늘과 별이 동시 작가로 가는데 나침반이 되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아동문학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시인은 그림책 외에도 한 줄로 읽는 동시와 3인이 함께 쓴 공저까지 3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평생 교직에 재직하며 시인으로 활동을 해왔던 전 작가는 기질적으로 동심의 세계와 닿아 있다.

전 작가는 “즐거운 것이 좋다. 젊었을 땐 사회참여 시도 쓰긴 했지만, 나에겐 동시가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컸다. 글은 읽어서 위안이 되고 위로가 돼야 한다”며 “동시가 읽기 쉽다고 쓰기도 쉬운 것은 아니다. 문학에는 좋고 나쁜 장르는 없다. 다만, 좋은 작품만 있다. 훌륭한 작품을 쓰느냐 아니냐가 작가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작가관을 들려줬다.

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동시의 시발점을 정지용 시인으로 본다”는 전 작가는 “충북에서는 동시의 맥이 끊겨 있다. 작가들이 많지 않다. 퇴직 후 10년 프로젝트로 지역에 아동문학가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많은 작가들이 활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삶 속에서 내가 문학을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진실하게 문학하는 것이 길게 가는 길이다”면서 “특히 동시를 쓰는 것이 마음 닦기다. 도다. 버리고 행동할 때 좋은 시를 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토리숲 출판사는 “이 그림책을 보는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은 파란 바다가 되었다가 끝없이 펼쳐지며 변하는 하늘 그림을 보면, 시인과 그림작가와 같은 상상을 하거나 예전에 마음속에 그렸던 자신만의 하늘을 다시 마음에 띄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림을 통해 위로와 쉼, 힐링을 받을 수도 있다. 하늘에 대한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담은 동시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저마다 자신이 마음에 다른 상상을 하며 담을 수 있는 또 한 편의 시가 되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고 소개했다.

한편 전병호 시인은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비닐우산'이 당선됐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몽돌', `학'이 수록되었다. 2004년 제37회 세종아동문학상, 2011년 제21회 방정환문학상과 2013년 제45회 소천아동문학상을 받았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펴낸 책으로 동시집 `백두산 돌은 따듯하다', `아, 명량 대첩', `들꽃 초등학교' 들과 동시조집 `자전거 타는 아이'가 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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