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 및 행위
종교적 신념 및 행위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0.11.1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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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모든 종교적 신념 및 행위는 `나'없음의 무아(無我) 내지 `심령이 가난한'상태에서 마치 기지개를 켜듯이 저절로 발현되는 한 송이 우담바라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어떤 종교적 신념 및 행위들도 자신의 눈높이에서 자신이 상상하고 가공해내는 부산물일 뿐, 반드시 그 종교의 본령(本領)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누구나 처음에는 무엇인가를 원하는 자신의 기도를 가장 잘 들어줄 것 같다고 판단되는 종교를 믿고 신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결국 종교적 신념 및 행위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자신의 판단에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인이나 불교인 중 대부분이 교회나 절에 다니는 이유를, `예수님의 말씀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이 진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신념 또한 자신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력을 신줏단지 모시듯 숭배하며 집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의 의식 수준에서 가장 이해가 잘 되고 믿기 쉬운 종교를 선택하고 받아들인 후 스스로가 그 종교에 강력한 권위를 부여한 채, 다른 종교와 비교 우위에 선 채, 유일하고 절대적인 신념체계로 신성시하고 있는 것뿐이다.

그러나 어떠한 신념체계나 종교 및 사상 등을 믿는다는 것은, 결국 그 신념체계나 종교가 믿을 만하다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력을 믿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특히 타 종교에 대해 상세하게 모르면서도, 누군가로부터 전해 들은 몇 마디의 말만으로 그 종교에 대해 잘 안다는 착각을 일으킨 채, 자신이 믿는 종교가 최고라 생각하는 것은 자기만족을 위한 과대망상일 뿐, 결코 마루 종(宗)자에 가르칠 교(敎)자를 쓰는 참된 종교인(宗敎人)이 할 수 있는 짓이 못된다.

봉사활동을 하는 것 또한 다르지 않다. 타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지만 진실은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천국이나 극락행 마일리지를 쌓기 위함인 경우가 허다하다. 술 마시고 노는 즐거움보다도 보육원에 가서 힘들게 이불 빨래를 하는 것이 자기만족을 극대화시키며 행복감을 안겨 주는 남는 장사라고 판단될 때, 술 마시러 가는 발걸음을 보육원 쪽으로 돌려 봉사활동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없음'의 무아(無我)를 깨닫고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나기 전에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자기만족을 위해, 그리해야만 자신의 마음이 편안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뿐이다. 물질적 성취를 바라거나 세속적 욕망을 즐기는 것은 천박한 것이고, 하나님의 도구로 온전히 쓰이기를 갈구하는 기도나 이웃 사랑의 보살행은 성스럽다고 주장하는 것도, 지행합일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잣대에 충실한 생각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나 없음'의 무아(無我)를 깨닫고 심령이 가난한 자로 거듭난 뒤,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선, 모든 일이 `나'로 말미암아 발생한, 나를 위한, 나의 욕심욕망에서 비롯된 일임을 깨닫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 뿐만 아니라 왼손 자신도 모르게, 하되 함이 없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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