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미끼' 인터넷 재테크 투자 사기 기승
`고수익 미끼' 인터넷 재테크 투자 사기 기승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11.10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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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제보·상담 건수 작년 하반기比 34.5% ↑
대부분 해외 근거지 범인 검거·피해복구 어려워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익보장” 접근 땐 주의해야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청주에 거주 중인 50대 A씨는 지난 9월 휴대전화로 재테크 인터넷 카페 소개 메시지를 받았다.

`1억원을 투자하면 5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주겠다'. 다소 황당한 내용이었으나 재테크 카페 측은 고급 투자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자신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테크 카페에 접속한 A씨는 의심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일부 회원이 올린 수익 인증 글이 눈길을 사로잡은 까닭이다.

`고수익 보장', `투자 성공 사례'. 거짓이 아니라 생각한 A씨는 재테크 카페 측이 알려준 사이트에 가입, 3억원을 투자했다.

A씨로부터 사이트 계정과 비밀번호를 건네받은 카페 측은 매일 실시간으로 수익 현황을 알려왔다. 일주일 후 투자금 3억원은 무려 4억8400만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A씨는 수익금은 커녕 투자금조차 돌려받을 수 없었다. 카페 측은 투자·수익금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가상계좌에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원금 회수라도 해야 했던 A씨는 결국 4억84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보냈다.

여기서 끝이었다. 카페 측은 온갖 핑계를 들어 입금을 미루다 사이트를 폐쇄한 뒤 잠적했다. 돈을 돌려달라는 애원 섞인 연락엔 `조롱'이 가득 담긴 메시지로 응대했다.

한순간에 8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날린 A씨는 결국 경찰에 도움을 청해야 했다. 수사 과정에선 여러 사기 정황이 드러났다. 카페 측이 A씨에게 투자처로 소개한 곳은 미국 도박 사이트였고 돈을 건네받은 계좌도 대포통장이었다.

경찰은 급한 대로 사기 행각에 쓰인 계좌를 파악, 범죄 수익금 2억7000여만원을 묶어 놨다.

인터넷 재테크 투자 사기 특별 경보가 내려졌다. 고수익을 미끼로 서민을 현혹, 돈만 받아 챙기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피해 사례는 충북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하면서 서민 주머니를 노린 재테크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수법마저 날로 교묘해지는 탓에 피해 예방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방증하듯 투자 사기 신고는 증가세를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수익을 미끼로 한 유사수신·금융거래 가장 사기 행위' 제보·상담은 지난해 하반기(249건) 대비 34.5%나 올랐다.

문제는 범죄 특성상 피해 복구가 어렵다는 데 있다. 금융당국이 범죄 수익금 계좌 인출을 막는 `지급정지' 조치를 한다 하더라도 피해자는 부당이득금 환급 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범인 검거마저 어렵다. 대부분 중국 등 국외를 근거지로 삼는 전문 범죄 조직에 소속돼 있어서다. 설령 수사기관이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말단인 인출책이 대다수다.

결국 사기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수익', `신개념 재테크', `고급 정보'와 같은 말에 현혹돼 함부로 투자해선 안 된다”며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익을 보장하면서 접근하는 업체 등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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