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의 詩 `광야' 춤으로 되살아나다
이육사의 詩 `광야' 춤으로 되살아나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1.10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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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호 창작 춤 집단 `휘랑'
서울무용제 경영대상부문 참가
13일 아르코예술극장서 공연
억압된 현실세계 극복하는
인간의 인내과정 표현

전건호 창작 춤 집단 `휘랑'(대표 전건호)이 제41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에 참가해 경연을 펼친다.

대한민국 대표 무용축제인 서울무용제는 지난 4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막해 20일까지 8개 팀이 경연을 한다. 휘랑 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선다.

서울무용제의 꽃으로 불리는 경연대상부문은 `서울무용제'에서 전국의 춤꾼들이 자기의 예술혼이 펼치는 장이다. 특히 이번 경연에 참가하는 8개 팀은 사전에 각 분야를 대표하는 심사위원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휘랑이 경연할 무대는 `내 노래의 씨'다. 전건호씨가 안무한 이 작품은 이육사의 시 `광야'를 모티브로 한 인간의 자기 인내를 통해 억압된 현실계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4장으로 담아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라는 이육사의 시 `광야'를 모티브로 어둠의 시간과 분열된 현실을 초극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그려낸다.

 

첫 무대는 `닫힌 길'로 현(대)인이 시대의 담벼락을 밟으며 나타난다. 길 없는 길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며 군무가 펼쳐진다.

이어 `지금 여기 태초의 신화'로 파벽된 담벼락 너머로 하늘 열리고, 신화처럼 어른거리는 초인의 그림자. 현인, 가슴 속 불씨를 보듬고, 자기상처 핥는 늑대처럼 운다.

3장은 `홀로 아득한 노래'는 텅 빈 들녘, 메마른 매화나무, 꽃님들(여성2~4인무) 피어난다. 눈 내리고 매화향기기 가득한 `매화무'가 이어진다.

마지막 무대는 `아…, 광야'로 눈보라 환청 말울음 소리. 느릿한 환영처럼 초인 나타난다. `초인과 현인의 대무'와 `초인 독무와 군무'로 대미를 장식한다.

안무를 맡은 전건호씨는 “이육사 시인의 광야는 독립에 대한 의지가 들어 있는 시로 이번 작품에서는 현대적 시선으로 해석해 자유의지와 희생에 대해 초점을 뒀다”며 “나라를 잃고 일본의 억압 속에 살았던 시대는 지났지만 현대인들에게 자유를 억압하는 요소들을 춤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두를 풀어가는 춤의 정서는 `절절한 기다림'과 `절조와 신명'이다”면서 “역사와 문학사 속에 머물러 있는 이육사의 시 `광야'의 시어들을 오늘날의 우리, 내일의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춤의 서사시로 끌어내어 한국 춤의 무한한 확장성과 그 경계의 너머로 뛰어넘고자 하는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건호 창작 춤 집단 휘랑'을 이끄는 무용가 전건호는 청주시립무용단 수석단원을 거쳐, 예술유랑 시기를 통해 타 장르와의 협업과 음악극 공동작업 등 다양한 예술적 프레임을 경험했다.

 

현재 박시종 무용단 상임안무가, 한국무용동인회 부회장 및 상임이사, 전건호 창작 춤집단 휘랑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본인만의 독특한 표현주의적 안무기법을 구축하고 있다. 제20회 전국대학무용경연대회 대상, 제15회 전국무용제 개인연기상, 2006년 청주 신인 예술상, 제24회 전국무용제 단체 은상과 개인 안무상을 수상했다. 또 한·중·일 동아시아 문화도시 초청공연으로 중국 취안저우시 작품 `천년지애', 닝보시 작품 `화조', 일본 니가타 마츠리춤 축제 작품 `심봉사 답답하야'에서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 창작춤을 선보였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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