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화 가치...1000원대 가능성은
치솟는 원화 가치...1000원대 가능성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11.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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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년 10개월만 최저..."중장기 하락 전망"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 원·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에 1060원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120.4원) 대비 6.5원 하락한 111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31일(1112.7원) 이후 1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바이든 당선으로 대규모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바이든이 다자주의 기반 통상정책을 펼쳐 위안화 강세에 힘입은 원화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KB증권은 2020년과 2021년 연말 원·달러 환율을 1165원에서 1130원으로, 1130원에서 11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은 2018년 연초 레벨인 106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백신 개발로 인한 경기 회복,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레벨로, 기술적인 지지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 연초는 코로나 이전임과 동시에 미국·중국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기 이전"이라며 "보호무역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 외환시장에서는 보호무역에 대해서도 미중관계가 개선되고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인 요인도 상당부분 없어질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생각할 수 있는 레벨이 1060원이다. 이 정도까지 단기적으로 내년 상반기 중에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나, 2021년 중 코로나 이전 경제규모로 회복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라는 점도 원화 강세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 10월 수출은 13개월 만에 일평균 수출액이 21억 달러에 진입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백신 관련 성과가 더해지며 한국·중국 등 수출국가의 경기 개선 기대가 높아질 환경"이라며 "주요국을 다 통틀어도 미국·중국·한국 3개국만 빠르게 회복하는 터라 원화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2021년 추세적 달러 약세에 무게를 두어 움직이고 있다. 원화·위안화를 비롯해 브라질 헤알 등 신흥국 통화의 동반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의 대(對)중국 정책이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는 환율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바이든 당선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달러는 약세 흐름을 보이는 분위기"라며 "단기적으로는 더 아래쪽으로 방향이 돌려질 수 있겠지만, 내년 같은 경우에는 아직 글로벌 물동량이 많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선제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출 쪽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만큼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바이든 당선으로 자유무역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지만, 통상정책 공약을 뜯어보면 자유무역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1기때처럼 경기부양으로 인해서 보호무역 기조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이 확인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정책평가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또 민 연구원은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보다는 불확실성이 적고, 트럼프 시대가 지고 있다는 쪽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향후 바이든 정책에 대한 부분이 재평가가 이뤄진다면 추가적으로 달러와 환율이 아래 쪽으로 빠지기보다는 완만하게 상승하는 기조로 내년에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080~1180원으로 일단 설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보다 교역 회복이 더딜 것이고, 미국 경제 위주로 바이든 대통령이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확대될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연내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보다는 1100원 초중반에서 등락을 보이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내에는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잔존하나 내년 들어서는 기저효과·이연 수요 등을 반영해 국내 수출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본다면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를 하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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