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미룬 건강검진 … 연말 대란 조짐
코로나에 미룬 건강검진 … 연말 대란 조짐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11.08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이달 4일 동안 2278명 검진
청주의료원 1주·충북대병원 위내시경 포함땐 한달쯤 대기
정부, 일반건강검진 실시기간 연장 방안 검토 등 대책 고심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1968년생 이모씨(청주시 복대동)는 아직 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 연초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유행으로 차일피일 일정을 미뤘던 탓이다.

더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이씨는 며칠 전 한 병원에 검진 예약 문의를 했다가 놀라운 답을 듣게 됐다.

병원 측은 `내시경 검사까지 하면 최소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결국 이씨는 내시경 검사를 빼고 검진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도 예약일은 이달 중순으로 정해졌다.

이씨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엔 병원 방문이 꺼려져 검진을 받을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면서 “하루하루 보내다 막상 연말이 되니 수요가 몰려 검진을 받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고 토로했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충북지역 병·의원에서 건강검진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검진을 미뤄오던 수검 대상자까지 몰리면서 혼란을 더하고 있다.

실례로 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수검 현황을 보면 올해 7~10월 건강검진 인원은 모두 5만693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5996명보다 23.8%(1만942명)나 늘어난 수준이다.

이달 들어선 불과 4일 만에 2278명이 건강검진을 받았다.

중소 병·의원 사정도 마찬가지다. 청주 상당구 한 내과의원은 이달 들어 건강검진 수검 인원이 부쩍 늘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달과 비교해 건강검진 수검자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인원이 너무 몰려서 점심시간까지 단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검자 쏠림 현상으로 말미암아 검진 예약 대기도 최소 일주일 이상 소요된다. 청주의료원에서 일반 검진을 받으려면 이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

의료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검진을 못 받았던 인원이 하반기에 많이 몰려서 거의 다 찼다”며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는 어려우나 검진을 받으려면 조금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시경 검사를 포함하면 다음 달 또는 내년 초에나 검진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충북대학교병원에선 일반 검진은 당일에 받을 수 있다. 늘어난 수요 처리를 위해 일일 검진 가능 인원을 13명에서 20명으로 늘려서다.

반면 위내시경 검사 포함 시엔 다음 달 초에나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일반 검진은 일일 수용 가능 인원을 늘린 덕에 예약 당일 할 수 있지만, 위내시경을 포함하면 지금 예약하더라도 12월 초에나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현재 상황을 고려해 올해 일반건강진단 실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조준영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