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세월 품고 오롯이
100년 세월 품고 오롯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1.05 1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쉼, 그곳에 가다 - 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③옥천 옛 영광교회
온몸에 담쟁이 두른 건축물
오랜시간 버틴 흔적 역력히

 

옥천의 향수길은 시골 정취가 가득 묻어난다.

지붕 낮은 집과 집이 골목을 만들고

골목은 골목으로 이어지며 정겨운 마을길이 된다.

지난 시간을 음미하듯 골목길을 걷다 보면

시인 듯, 노래인 듯,

정지용의 시 `향수'가 흥얼흥얼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러다 골목이 끊긴 곳에서 문득,

온몸에 담쟁이를 두른 건축물을 만났다.

가을 아침 햇살에 붉은 담쟁이 잎이 유독 환하다.

그 옆으로 잎과 열매를 다 내려놓은 감나무가

허공에 먹선을 그려 넣고 있다.

긴 골목을 사이에 두고 딱 마주한 풍경은

100년 세월을 품은 옛 영광교회다.

그 오랜시간을 굳건히 버텨온 흔적처럼

담쟁이가 타고 오른 벽은 시간의 깊이를 더해준다.



/연지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