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코리아세일페스타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11.02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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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오픈런(Open Run)'.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간다는 뜻인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물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 등 매장에 달려가는 것을 말한다.

지난 주말 서울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명품관에서 이 현상이 발생했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이 자사의 명품 핸드백 등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명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갔다.

3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의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 샤넬 매장에는 개점 전에 100여명이 장사진을 이뤘고, 신세계백화점 본점 샤넬매장 앞에서는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침낭 속에 들어가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 5월에도 볼 수 있었다. 당시에도 샤넬 측이 주요 제품의 가격을 20% 이상 인상했는데 인상에 앞서 구매자들이 대거 몰려 백화점 명품관이 북새통을 이룬 적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4조83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국의 명품시장규모는 세계 8위다. 전년의 14조1700억원에 비해 불과 1년 새 6000억원대가 증가할 정도로 해마다 고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외국 명품 회사들은 한국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해 다른 나라에서보다 차별화된 `고수익'을 거둬가고 있다. 실제 샤넬이나 루이뷔통, 버버리 등 유명 제품의 한국 소비자 가격이 동등한 제품임에도 불구 일본이나 미국보다 더 비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매년 명품 가격 인상 때마다 `한국 소비자는 봉이냐'는 볼멘소리가 이어지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명품 가방 등을 사서 나중에 가격이 인상된 후 되팔아 차익을 노리는 `리셀링(Reselling)'이 청년세대들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마다 명품의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생겨난 현상인데 국내 포털의 명품 관련 인터넷커뮤니티에 접속하면 명품 리셀링으로 고수익을 올렸다는 경험담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올해 초 372만원에 팔리던 샤넬의 명품 가방 `쁘띠삭'은 지난 5월 469만원으로 무려 26%나 올랐다. 사전에 이 제품을 구입해 인상 후 팔았다면 100만원에 육박하는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리셀러(Reseller)가 재미를 보는 것은 아니다. 안목이 없이 인기 없는 제품을 구입해 리셀링을 하려고 할 경우 중고 시장에서 되팔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경제학자들은 지난 주말에 벌어졌던 오픈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의 소비자심리지수는 91.6으로 전월 대비 12.2포인트 올랐다. 이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올해 2월 수준(96.9)에 육박한 수치로 상승폭만 따지면 11년 만에 최고치다.

소비 심리의 회복으로 실물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오픈런을 반기고 있는 것이다.

때맞춰 한국 경제의 숨통을 불어넣어 줄 주목할 만한 이벤트가 이달부터 열린다.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열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이 행사에는 국내 유통가전업체는 물론 현대차 등 자동차4사까지 참여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롯데, 신세계백화점 등 많은 참여 업체들이 예년과 달리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가성비 높은 `세일'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유통업계의 기대가 크다.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 소비 시장에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불을 크게 지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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