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감정과 순간순간 맞닥뜨리게 된다. 좋은 감정일 수도 있고 때로는 나쁜 감정들일 수도 있다. 항상 좋은 감정만을 느끼며 살아간다면 삶의 향기롭고 달콤한 향에 취해 인생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좋은 감정보다는 분노, 슬픔, 불안, 짜증 등 나쁜 감정을 느끼고 힘들어할 때가 더 많을 것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자연스레 자기 자신의 마음과 생각들을 지배하고 우리의 삶에 쇠사슬을 채울 것이다. 이러한 감정의 쇠사슬을 채우는 것은 친구도 아니고 이웃도 아니고 동료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이 사실을 본인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면 감정의 고통을 겪을지언정 그로 인해 내 삶을 위태롭게 옥죄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를 힘겹게 하는 나와 작별하기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가진 도서 `감정 조절자'(김인자 저)는 감정에 대해서 가벼운 학술적 서술과 함께 저자의 지혜를 통해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편안한 어조로 감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요즘 와서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스피노자 얘기부터 서술하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다는 심신 일원론을 주장한 학자이다.
우리는 화병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자신의 분노를 이기지 못해 결국 몸으로 이상 징후가 표출되는 병 즉 마음의 병인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스피노자의 주장처럼 몸과 마음은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이 확실할 것이다. 영향을 주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마음 즉 감정이라는 부분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실질적으로 어떻게 감정을 표현해야 하고 어떤 감정 상태인지를 확실하게 인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1부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감정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가 쓰는 감정에 관한 단어들에 대한 정의를 먼저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들을 구분하여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2부에서는 `감정 질량불변의 법칙'이나 8정 분류표와 같은 감정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우리가 흔히 느낄 수 있는 250여 가지의 감정들을 다루고 해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감정 질량불변의 법칙은 각각의 사람마다 가진 감정의 총 질량은 일생 동안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모든 감정은 마음속에 동시에 존재하지만 어떤 상황이나 때에 따라서 어떤 감정이 좀 더 우세하게 작용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상황이 주어지면 그것에 대한 결과 값처럼 자동으로 감정이 표출된다. 이것을 감정의 벨트 컨베이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런 컨베이어 벨트를 이성으로 끊임없이 조절하고자 노력했을 때 나를 힘겹게 하는 나 자신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감정들의 분류와 그러한 감정들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토대로 본인 스스로에 대한 감정조절자가 된다면 감정이라는 쇠사슬에 더이상 고통 받지 않고 감정이라는 바다를 멋지게 유람할 수 있는 좀 더 여유로운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