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경천 소하천 공사를 보면서
가경천 소하천 공사를 보면서
  • 오병일 충북도 투자정책팀장
  • 승인 2020.10.2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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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오병일 충북도 투자정책팀장
오병일 충북도 투자정책팀장

 

중국의 요순시대 때 홍수가 멋대로 흘러서 천하에 범람하고, 초목이 무성해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우를 시켜 치수를 담당케 해 구하(九河)를 소통시키고, 여수와 한수의 물길을 트고, 제 각각의 수로를 양자강으로 흐르게 하는 대 토목공사를 했다. 우는 8년간 공사기간에 집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고 공사가 완료된 후 농사를 잘 짓게 돼 백성이 배불리 먹게 했다.

우리나라도 보면 단군신화 환인의 아들 환웅이 비를 관장하는 우사를 비롯해 풍백과 운사를 거느리고 내려왔다 하니 치수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제천 의림지는 삼한시대 치수의 흔적이기도 하며 조선 태종은 개천공사를 담당하는 종1, 2품 관리를 두어 치수에 역점을 두기도 했고, 세종대왕 때는 더 정확한 치수자료를 파악하고 예방키 위한 측우기(測雨器), 수표(水標), 풍기대(風旗臺) 등을 설치해 홍수와 가뭄에 대비했다.

또한 영조는 청계천 준설사업과 둑 높이기 등 영조 스스로도 자신의 업적이라 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였다.

역사에서도 하천정비는 풍수를 예방키 위한 필수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청주 가경천 하천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살구나무를 마구 베어냈다고 하면서 막무가내식 하천정비사업을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여년이 넘은 나무를 벤 것은 안타까움이 있고 환경단체분들의 의견도 이해가 간다.

사실 벚꽃과 비슷하게 생겼으면서 벚꽃보다 좀 더 일찍 피는 봄의 전령사로 청주에서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전해주는 멋진 곳이다. 그렇지만 도심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개천 폭이 좁고 하천 깊이도 낮아 수해의 위험은 항상 잔존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가경천 인근에 사는 필자는 2017년 7월 16일 그날을 생각하면 빗소리만 들려도 수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청주 290㎜, 증평 225㎜, 괴산 213㎜로 가히 물폭탄 이라 할 수 있다. 당일 순식간에 물이 들어차면서 동네와 인근 상가 1층까지 1m 수위가 올라오면서 지하는 물 저장고가 되는 등 많은 피해를 보았다.

지하에서 노래방 하시던 분은 거의 1억을 손해 보고 상실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암이 발생해 지금도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만약 가경천 둑이 좀 더 높여졌다면 가경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홍수로부터 좀 더 안전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경천뿐만 아니라 소규모 하천 정비작업은 계속 돼야 할 것이며 하천주변과 유휴부지, 산에 나무를 많이 심어 집중호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지난 역사에서도 항상 만일에 대비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다면 미래가 두렵지 않은 것과 같이 다가올 홍수에 우리는 지금 좀 힘들고 어렵지만 극복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주민들의 자랑거리인 살구나무도 살리고 홍수도 예방할 수 있는 묘안은 없는지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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