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 시간이 멈춘 공간
설렘 … 시간이 멈춘 공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0.22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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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곳에 가다 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
②괴산 연풍직행정류소
세월의 풍파 이겨내고 의연히
사람·마을·세상의 연결 통로

 

뜻밖의 공간에서 오랜 시간과 마주할 때면 묘한 설렘이 인다.

성급하게 지나쳐 온 유년의 어느 순간을 돌려받은 느낌이랄까.

호젓한 연풍마을을 걷다 만난 직행정류소가 그랬다.

단아하다는 말도 사치로 느껴질 만큼

꼭 필요한 것만 들여 가장 단순한 모습으로 서 있다.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의연하게 있는 것이 꽤 강단 있어 보인다.

드르륵 들창문을 밀고 들어서니

한 손으로 다 움켜쥘 수 있을 것 같은 세평 대합실이 나오고,

차표를 내주는 허름한 칸막이와 허름한 의자가

오랜 시간을 붙잡고 있다.

자가용에 밀려 예전같이 제 역할을 하진 못하지만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세상과 연결해주는 여전한 통로다.

잠시 일상의 쉼표를 찍고 싶을 때

대합실의 낡은 의자에 앉아 조금 느릿한 인생 버스를 기다려 보자.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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