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가경천 하천정비사업, 친수성·자연성 살려야 한다
청주 가경천 하천정비사업, 친수성·자연성 살려야 한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0.21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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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교수 “홍수예방, 나무 베기가 능사 아냐”
지역하천에 적합한 설계지침 마련 … 재논의 주장
박완희 의원 “물순환 회복 관점 정책 수립 필요”
치수 중심 정책 탈피 … 종합관리방안 마련 시급
첨부용. 충북도가 지방하천 정비사업이란 명목으로 청주 가경천 일대에 심겨진 30년 된 살구나무를 마구 베어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연지민기자
첨부용. 충북도가 지방하천 정비사업이란 명목으로 청주 가경천 일대에 심겨진 30년 된 살구나무를 마구 베어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연지민기자

 

속보=충북도가 청주 가경천 지방하천정비사업을 하면서 30년 된 살구나무를 마구 베어낸 것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획일적인 하천정비사업이 아닌 지역에 적합한 설계지침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치수 중심의 하천 관리에서 벗어나 친수성과 자연성을 충분히 고려한 하천유역 종합관리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하천정비사업을 추진하며 지방하천의 경우 지나치게 나무를 제거하고 있다”며 “과도한 나무베기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근 전국의 하천정비사업을 보면 돌을 쌓는 방식으로 진행돼 자연형 하천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나무를 베어내더라도 홍수를 정량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고, 그 지역의 하천에 적합한 설계지침을 만드는 방안으로 하천정비사업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주 가경천에 하천정비사업으로 30년 된 살구나무를 베어낸 것은 홍수 예방 차원일 것이지만 나무 베기가 능사가 아니다. 나무와 지역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진행했어야 한다”면서 “현재 일부 구간의 살구나무만 베어진 만큼,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지역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20년 전에는 하천을 관리하는 주 목적이 물소통을 위해 나무 베어내는 일이었지만 이후 어느 정도 나무가 있어야 물소통이 좋다는 연구결과로 하천법이 바뀌었다”면서 “나무가 많아서 물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나무를 솎아주는 방법도 있고, 물소통에 지장이 없도록 기술적인 검토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하천관리가 아직도 국토부 소관이다 보니 건축적인 것에 치중하는 경향으로 진행된다”면서 “환경부로 이관함으로써 물관리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완희 청주시의원(도시건설위원회)은 “수해 방지를 위한 예방대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기후위기 상황에서 폭우가 내리면 침수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청주시는 외곽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하천 범람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의 시대, 홍수와 가뭄을 대비하기 위해 물순환 회복을 위한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치수 중심의 하천 관리에서 벗어나 친수성과 자연성을 충분히 고려한 하천유역 종합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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