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쓰레기 배출은 누구의 책임인가
재활용쓰레기 배출은 누구의 책임인가
  • 홍형기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승인 2020.10.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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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기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홍형기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쓰레기 문제는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이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공병, 페트병, 캔의 회수율은 무려 95%라고 한다. 이런 경이로운 수치의 회수율은 독일이 자랑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판트(Pfand) 제도 덕분이다. 이 제도는 일종의 빈병 보증금 제도인데 독일에서 페트병에 든 음료나 물을 구입하면 보통 빈병의 보증금까지 함께 계산된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 물을 사면 1.25유로를 계산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물값은 1유로(약 1300원), 페트병 값은 0.25유로이다. 그 후에 빈 음료수 병을 어느 마트에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판트 기계라고 불리는 보증금 회수 기계에 넣으면 페트병 값으로 지불했던 0.25유로를 회수한 마트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0.25유로 영수증으로 받을 수 있다. 독일에서는 재활용 병들을 모아뒀다가 보증금으로만 시장을 보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에도 판트 제도와 비슷하게 공병 회수를 해주는 곳도 있긴 하지만 회수 비용이 매우 적을뿐더러 참여율도 매우 저조해 큰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에도 판트 제도를 도입한다면 독일을 넘어 재활용을 잘하는 나라 1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과거에는 재활용 쓰레기 무단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 즉 소비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여겨왔지만 최근에는 생산자들의 책임도 막중하다는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는 제품 생산자나 포장재를 이용한 제품의 생산자에게 그 제품이나 포장재의 폐기물에 대해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해 재활용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재활용 부과금을 생산자에게 부과하는 제도이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는 종전 제품의 재질 구조 개선 정도에 있던 환경 개선에 대한 생산자들의 의무 범위를 소비자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에까지 확대하는 의미라고 한다.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법적 의무는 생산자에게 있지만 생산자가 수거부터 재활용 전 과정을 직접 책임진다는 의미는 아니고 소비자·지자체·생산자·정부가 일정 부분 역할을 분담하는 체계로서 제품의 설계, 포장재의 선택 등에서 결정권이 큰 생산자가 재활용 체계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1992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예치금 제도를 보완 개선해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도 공병 회수와 마찬가지로 실속 없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이유 중 하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에 포함돼 있는 제품은 전체 재활용 생산품을 커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인데, 환경부가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일회용 음료 컵이나 빨대 같은 경우는 포장재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제품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내도 생산자는 재활용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공병 회수와 함께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를 국민이 참여하기 쉽고, 그에 맞는 보상을 주는 방향으로 개선한다면 전 세계가 본받고 싶어 할 만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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