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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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 승인 2020.10.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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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김진균 청주중학교 교장

 

며칠 전 `상생충Book' 업무협약식을 청주시 관내 11개 중·고등학교와 가졌다. 독서로 만나는 `이웃의 삶, 이웃의 이야기'란게 슬로건이다. 학생들의 문화향유 증진과 동네서점 및 지역 출판산업의 진흥을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는 문화가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다.

동네 책방은 책이 귀한 시절 한 권의 책을 사기 위해 이 책 저 책을 뒤적거리며 많은 시간을 보내던 곳이다. 친구와 만날 약속을 할 때에도 약속 장소 근처 서점은 남는 시간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요즘의 풍경은 이런 면에서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진 아이들에겐 책보다 스마트폰이 더 익숙하다. 어쩌다 책을 사는 것도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다.

이러니 학교 근처나 동네에서 서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찾아볼 수가 없다.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다. 아는 지인이 동네에 마음먹고 나름 큰 서점을 개업한 적이 있다.

어느 날 그 동네에 사는 어르신이 서점에 들러 서점을 차린 것에 고마워하며 동네가 너무 환해지고 품격이 있어 보인다고 뿌듯해하더라는 말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인의 서점은 2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였다. 서점이 동네의 품격은 높여놓았는데 생각만큼 경영의 이익을 올리진 못했던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독서를 장려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중 하나가 자랑스런 청중인상이다. 한 학기 동안 친구들과 즐겁게 서로를 배려하고 봉사도 열심히 한 학생을 반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이 추천하여 장학금을 준다. 이 상의 평가항목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자기계발을 위한 독서관련 부분이다.

사서 선생님에게는 책을 읽지 않더라도 도서관에 자주 오는 학생, 책을 많이 대여해 가는 학생에게도 점수를 주어 책 읽는 습관을 길러 주라고 당부한다. 독서는 학습이 아니고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아이들에게 사고력을 길러 주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상생충BOOK 협약식에 참석한 교장선생님 중 한 분이 의미 있는 말씀을 해 주셨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이 말에 몇 가지 상념이 든다. 단순히 동네서점과 지역출판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할 수는 없을까? 디지털에 적응된 아이들이 아날로그적 종이책을 읽는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어려서부터 부모님 손잡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많이 가는데, 온 가족이 동네서점에 들러 이 책 저 책을 들춰보는 추억을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책 읽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다. 나부터 책 읽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자녀와 학생들에게 책을 읽도록 강요하기보단 어른이 먼저 모범을 보이자. 그러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코로나19로 발생하는 한 가지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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