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가경천 정비사업 사면부 콘크리트 블록이 더 문제
청주 가경천 정비사업 사면부 콘크리트 블록이 더 문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0.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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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쪽 80㎝ 홍수벽 추진 … 경관 훼손·산책로 사라져


박완희 시의원 “유수지 건립 등 근본대책 수립해야”
속보=충북도가 청주시 가경천 지방하천정비사업으로 26년 된 살구나무를 베어내면서 획일적인 하천정비사업(본보 9월 25·26일-10월 5·8일자 3면 보도)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홍수예방이란 명분으로 하천 사면부를 콘크리트 블록으로 쌓고 홍수방어벽을 세워 주민들이 하천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생명체가 살지 못하는 하천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가경천 정비사업을 보면 제방 보강에 콘크리트 블록과 매트리스 돌망태, 전석쌓기, 홍수방어벽쌓기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현재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하천정비사업을 보면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고 콘크리트 블록을 쌓는 획일적인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하천에 사는 생명이나 주민들의 이용을 고려하지 않고 방제만을 위한 정비사업”이라고 말했다.

또 “가경천의 경우 살구나무 베는 것을 일단 중지했지만, 더 큰 문제는 사면부를 콘크리트 블록으로 쌓고 인도 쪽에 80㎝가량의 홍수벽을 쌓는다는 계획”이라며 “경관은 물론 주민들의 산책로도 사라지게 되는데 이러한 방식의 하천정비사업에 대해 다시 검토하는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완희 청주시의원도 “가경천 하천정비사업을 보면 살구나무 베어내는 것도 문제인데 콘크리트 블록과 홍수방어벽으로 사람들이 아예 하천에 접근할 수 없는 구조다”면서 “100년 강우강도를 고려해 설계되었다지만 그동안 홍수도 없던 구역을 정비하며 주민들의 힐링 공간만 훼손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기후변화로 홍수피해가 커지면서 하천관리체계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홍수예방대책으로 상류에 유수지를 만들고, 택지개발 시 지하에 빗물저장소 설치, 옥상녹화나 빗물저금통 설치 시 인센티브 부여, 하천변에 완충녹지 등 유휴지 확보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전국의 하천정비사업이 콘크리트 블록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른 방안을 검토할 경우 사업비가 늘어나고, 다른 공법으로 진행할 때 설계기준도 바꿔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경천 살구나무 수목제거는 일단 중지한 상황이지만 공사현장 주변에서 교량공사를 진행한다”면서 “주민들이 사업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 13일 가경동과 복대2동 동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후 의견을 듣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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