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로 확장된 `조각의 세계'
설치미술로 확장된 `조각의 세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10.06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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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강석범·배정문 충북문화관서 개인전
서로 다른 작품세계 … 현대미술 방향성 제시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 강석범·배정문씨가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오는 1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각이라는 미술영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설치미술로 확장하고 있는 예술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두 작가는 조각이란 공통주제 속에서도 각기 다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어 현대미술의 방향성도 엿볼 수 있다.

강석범 作.
강석범 作.

 

# 강석범 10번째 개인전 `소망-과거로부터'

“암각화를 보면서 고대 사람들이나 현대사람이나 잘살고 싶다는 마음을 보았습니다. 소망하는 것들은 본질적으로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조각으로 설치미술을 선보이는 강석범 작가. 10번의 개인전을 열면서 조각이라는 형태적 미술에서 가변적인 설치로 확대하며 작가로의 새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암각화에 대한 10년의 천착은 생각만 해도 재밌고, 고된 과정의 반복적 노동도 즐겁다”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공간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작품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 맞는 작품을 배치하는 묘미가 설치작품에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은 대형 고래가 헤엄치듯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10미터 크기의 대형 고래작품은 LED 조명을 사용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어 있음을 부여한다. `고래'라는 거대한 생명체를 등장시켜 마치 바닷속을 유영하듯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바다를 헤엄쳐 나아가는 고래처럼 작가로의 소망도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작가로의 삶을 살고 싶다. 교직에서 퇴직한 후 해외에서 작업을 하고 싶다”면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가로서 프로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과정이었다. 이는 작가로의 삶에 온전히 도전하고 싶은 소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석범 작가는 충북대학교를 졸업했다. 대한민국 국가문화예술지원 전문예술인 선정, 한국조각가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정문 作.
배정문 作.

 

# 배정문 6번째 개인전 `붉은 고백(A Cocoon's Confessions)'

갤러리 2층에선 배정문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배 작가의 6번째 개인전은 `붉은 고백(A Cocoon's Confessions)'이란 주제로 10여 점의 조각이 전시된다.

전시 주제인 `붉은 고백(A Cocoon's Confessions)'은 작가가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온 인간 삶의 태도와 의식의 진화방식에 관한 질문을 시각화한 것이다. 특히 전통적인 조각상에 욕망을 담아내듯 붉은 실을 거미줄처럼 이어놔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죽음을 시간의 고백으로 보고 우리의 삶 속에 담긴 결 다른 고백을 시각화하여 고백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조형적으로 풀어냈다.

배 작가의 작품에 대해 미술계 관계자는 “이번 6회 개인전에서는 철을 이용한 대형 설치작품과 인체 작품으로 그동안 작가가 사용해온 실의 짜임을 통한 생명의 기원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며 “대나무 형태로 용접된 철조각 기둥 위에 복잡하게 표현된 붉은 실과 사실적 인물상 위에 수놓은 붉은 실은 누에가 새로운 생명으로의 진화를 하기 위해 지어 놓은 고치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고치 안에서 새로운 변이를 기다리는 누에처럼 인간의 삶이 각자의 삶 속에서 새로운 진화를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면서 “스톤헨지와 같이 원형으로 늘어선 3m 길이의 쇠(대나무)기둥과 그 안에 실로 감싸진 인체는 원시적 의식행사를 연상케 하고 이를 통해 작가는 인류가 축적해온 심리적 문명활동의 기원을 반추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정문 작가는 2014년 세종대왕100리길 초정문화공원조성 기획 및 자문, 2016년 리본피아노 프로젝트 참여(충북문화재단.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2016년 직지코리아 페스티발-책의정원 공동기획조성, 2016년 청주예술공로상(청주예총)을 수상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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