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구간단속 17번 국도(진천~청주) `위험천만'
과속 구간단속 17번 국도(진천~청주) `위험천만'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10.05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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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카메라 앞서 상당수 갓길 운행 등 곡예운전
종점부근 거북이 주행 꼼수 … 정체·추돌사고 유발
진천~청주 방면 17번 국도 원리교차로 인근에서 갓길로 달리던 SUV차량(빨간원)이 과속 무인단속카메라를 지나자마자 급회전해 주행 차로로 합류해 뒤따르던 차량이 급정거를 하고 있다. / 독자 제공
진천~청주 방면 17번 국도 원리교차로 인근에서 갓길로 달리던 SUV차량(빨간원)이 과속 무인단속카메라를 지나자마자 급회전해 주행 차로로 합류해 뒤따르던 차량이 급정거를 하고 있다. / 독자 제공

 

17번 국도(진천~청주)상 평균 속도 80㎞/h 과속 단속 구간에서 교통사고 유발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
과속으로 달리다 무인 단속 카메라 앞에서 곡예 운전을 하거나 평균 속도를 맞추려 차로를 점거한 채 거북이 주행을 하는 운전자가 상당수다.
청주 지역 회사에 다니는 이모씨(33)는 며칠 전 출근길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진천에서 청주로 가는 17번 국도 원리교차로 인근. 2차로를 정속 주행하고 있던 이씨 차량 앞으로 SUV가 빠른 속도로 끼어들었다. SUV는 곧 갓길에 바짝 붙어 아슬아슬한 주행을 이어갔다.
문제는 평균 속도 과속 단속 구간 종점에서 터졌다. 갓길 주행을 하던 SUV가 무인 단속 카메라를 지나자마자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고 이른바 ‘칼치기’로 주행 차로에 합류했다.
SUV가 다른 길로 빠져나가겠거니 생각했던 이씨는 급정거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갓길에 바짝 붙어 달리던 SUV가 과속 단속 카메라를 지나자마자 급회전해 끼어들었다”면서 “아예 다른 길로 빠져나갈 줄 알고 방심하고 뒤따라가다 자칫 큰 사고에 휘말린 뻔했다”고 말했다.
SUV 운전자는 과속 단속을 피하려 곡예 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속도위반 단속에는 주로 루프 검지(檢知) 방식이 쓰인다. 자동차에 흐르는 약한 자기장을 감지하는 루프(감지기) 2개를 약 5m 간격으로 도로에 매설, 과속 차량 통과 시 무인 단속 카메라가 단속하는 원리다.
해당 단속 방식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다. SUV 운전자가 무인 단속 카메라 통과 직전 한 갓길 주행도 검지선을 피해 가기 위한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
이씨는 “갓길로 달린 SUV는 무인 단속 카메라를 지날 때도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았다”며 “아마 갓길에는 검지선이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곡예 운전뿐만이 아니다. 17번 국도 위에선 과속 단속을 피하기 위한 온갖 행태가 목격된다.
대표적인 게 ‘거북이 주행’이다. 과속으로 달리다 단속 구간 종점 수 킬로미터(㎞) 전부터 시속 40~50㎞로 주행해 평균 속도를 맞추는 꼼수다.
구간 과속 단속 특성상 카메라 앞에서 속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안 되다 보니 아예 차로를 점거한 채 저속 주행을 하는 셈이다.
청주에서 진천으로 출·퇴근하는 박모씨(36)는 “이 도로를 오가다 보면 간혹 상식 이하 속도로 주행하는 차량이 눈에 띈다. 특히 단속 구간 종점에 다다른 지점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전했다.
평균 속도 80㎞/h 구간에서 이뤄지는 거북이 주행은 차량 정체는 물론 뒤따르는 차량으로 하여금 후미 추돌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구간 무인 단속 카메라는 과거 루프 검지 방식이 아닌 레이더 방식으로 작동된다. 운전자는 갓길 주행이나 차선 이탈 행위로 단속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단속을 피하려는 행위는 결국 다른 차량 운전자는 물론 본인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애초부터 법규에 맞는 속도로 주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7번 국도 평균 속도 과속 단속은 진천~청주를 잇는 양방향 도로 11.5㎞ 구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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