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력
어른의 어휘력
  • 김현숙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0.10.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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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김현숙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김현숙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요즘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거 그거~” 아니 “저거 저거~” “그러니까 말이야~” 이야기를 듣던 상대방이 단어를 이야기하면 “그래 그래~ 그거 그거~”하고 응한다.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확한 단어가 아닌 이것, 저것, 그것, 지시대명사가 절반 이상이다. 내가 예전에 이러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적당한 단어가 빠르게 떠오르지 않은가 하며 슬그머니 나이 탓을 해본다.

도서 `어른의 어휘력'(유선경 지음·앤의서재)에서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라 표현하며 세상의 대상과 사물, 현상 등에는 알맞은 어휘가 있는데 딱 짚어 부르질 못하는 내 상황을 짚어낸다. 이것은 건망증 때문이 아니고 어휘력 부족이라 꼬집는다.

운 좋게도 어린 시절 우리 집 바로 앞에는 공공도서관이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작은 공공도서관이었지만 조용한 도서관 자료실이 좋았고,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동화책이 서가 한가득 꽂혀 있어 자주 드나들며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대화할 때면 공감도 잘 되는 편이고 이해도 빠른 편이였다. 표현력도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풍부하게 잘 표현했던 것 같다. 학창 시절 국어 과목에 자신 있었고, 모국어가 한국어인데 어휘력이 부족하다니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저자는 어휘력이 부족한 것은 단순히 국어 능력 문제가 아니며 이것이 일상에 끼치는 불편함은 상당하다고 한다. 매우 공감되는 부분이다. 많은 개수의 낱말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알고 있는 낱말을 잘 활용하고 싶고, 좀 더 풍부한 어휘력을 갖추고 싶어 책장을 넘겨본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어휘력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짚어주고, 2장에서는 어휘력을 키우는 기술을 습득하기에 앞서 전제되어야 하는 마음 자세, 3장에서는 어휘력을 키우는 방법, 4장은 사고력 확장을 위한 여러 사례를 소개한다.

어휘력을 키우는 방법을 읽던 중 기본 문장 쓰기부터 능숙하게 익히라고 조언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가장 단순하고 기본이지만 가장 어렵다. 6하 원칙을 지키며 문장 쓰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리고 관점을 키우는 책읽기를 강조한다. 사유, 추론, 음미, 상상, 사색하는 책 읽기! 내면에 집중할 시간을 스스로에게 내어주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어도 이해가 잘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책 읽기는 계속 되어야 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못해서 기억에 남는 것이라 한다. 잊고 살다 어느 순간 찾아온다고 한다. 그때 다시 읽으면 기막힌 나만의 이야기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른의 어휘력은 정확한 어휘를 사용해야 의사전달이 명확해지고, 소통이 원활해져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자신의 말이 상대의 감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오늘부터 어휘력 향상을 위해 책을 읽고, 필사 쓰기를 실천하리라 다짐해본다. `어른'의 어휘력을 사용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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