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박덕흠에게 `사회적 통념'을 묻고 있다
국민들은 박덕흠에게 `사회적 통념'을 묻고 있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09.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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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취재팀)
석재동 부장(취재팀)

 

국회 국토교통위원을 지낸 박덕흠 국회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하지만, 본인과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1000억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과 공분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의 지난 23일 탈당기자회견 내용을 압축하면 국회의원이 되면서 주식을 백지신탁했고, 오히려 의원이 된 뒤 관련 회사들의 수주액이 줄었다. 외압이나 청탁이 아닌 공개 입찰 등 정상적 절차의 수주였다.

지난해 조국 사태에 이어 윤미향·추미애 사태로 곤궁한 입장에 빠진 현 정권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아 정국전환을 시도하는 일종의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박 의원의 해명에는 곧바로 빼도 박도 못하는 반박이 뒤따랐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 25일 `박덕흠 의원 유관 건설사의 공공기관 공사 수주내역 분석'보고서를 통해 박 의원과 관련 있는 건설사들은 박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국토위로 옮기기 전까지는 국토위 피감기관으로부터 낙찰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박 의원이 국토위원으로 활동한 시기 공공기관 공사는 108건 낙찰, 입찰금액 143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의 해명과 주장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순간이었다.

오죽했으면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곤경에 빠질 때마다 백기사를 자처했던 보수언론들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였다. 보수언론들은 사설에서 박 위원이 국토위에 들어간 자체가 부적절(조선일보)했고, 시대의 상식과도 맞지 않는다(중앙일보)고 했다. 심지어 출당시켜야 한다(문화일보)는 주장도 나왔다.

박 의원의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언행은 또 있다.

박 의원은 처음 의혹을 제기한 스트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남 주택의 가격이 오른 점에 대해 “나도 손해봤다”고 주장했다.

핵심내용은 “평생 살아야 할 집인데, 집값이 올라가면 세금만 더 내고 플러스 되는 게 없다”며 “나는 집값이 올라가서 화가 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신고재산으로 따지면 박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중 두 번째 부자다.

박 의원의 재산은 지난달 28일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 기준 아파트 3채, 단독주택 1채, 상가 2채, 창고 2채, 선착장 1개, 토지 36필지로 총 288억9400만원에 이른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평생 살 집 말고 왜 3채가 더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국민들 사이에선 “나도 박 의원과 같은 이유로 화가 나고 싶다”라고 비아냥대는 말이 나왔다.

억울하고 화가 나는 대목에 대한 박 의원과 국민의 관점은 다른 모양이다.

물론 의혹들의 불법성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이해충돌은 불법성에 앞서 `사회적 통념'에서 판단돼야 한다. 자신이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피감기관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해 사업을 영위해왔다고 하더라고 현직 국토위원이 됐다면 본인과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하는 것은 자중했어야 한다.

박 의원의 주장대로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한 국회 상임위 선택이었다면 말이다. 이윤추구가 목표인 기업가가 목표 자체가 다른 학자나 전문가의 잣대를 자신에게 대입해 전문성을 논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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