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우리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우리
  • 김도연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중원학연구팀장
  • 승인 2020.09.24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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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지난 2020년 9월 12일 보건복지부 산하였던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였다. 이날 뉴스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주로 직접 방문하여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한 것을 보도하였는데, 현재의 코로나 시국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돌이켜보면 2020년 우리에게 친숙한 공직자 중 하나가 정은경 현 질병관리청장이 아닐까 싶다. 노란 점퍼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이미 익숙하고, 언젠가부터 `K-방역'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본부에서 청으로 승격한 조치는 질병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질병관리청의 기원을 보면 1894년 고종의 칙령으로 설치된 위생국에서 찾을 수 있다. 그 후 1935년 설립된 보건원 양성소가 모태가 되었고, 1963년 각각 독립기관으로 설립 운영되었던 기관이 통합되어 국립보건원으로 발족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는 국가질병연구관리 기관으로서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져보면 약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것인데, 이처럼 독립된 부서로 급성장하게 된 것은 현대 질병연구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류는 그동안 경험해본 적 없는 위기에 봉착한 것 같다. 특히 감염병으로 인한 산업 전반의 침체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에서는 재난지원금 등을 지급하면서 경제적인 충격을 완화하고자 하였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인 것 같다. 한편, 개개인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마스크의 사용이 보편화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 생각한다. 한때 `금스크'라 불렸을 정도로 귀한 존재이기도 하였고, 지금은 생활필수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일을 마스크와 함께 한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접하고, 일부 업종에는 재택근무가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등 생활패턴의 변화도 있었다.

특히 코로나19의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못하고 장기화될 전망을 보이자 곳곳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연이나 전시가 취소되고 스포츠 산업은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어 타격이 큰 편이다. 이 와중에 사이버 전시나 온라인 공연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변화에 발맞춘 움직임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 문화재 발굴현장 공개를 온라인으로 진행한 것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이다. 물론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변화하는 시대를 맞이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베스트셀러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서 `총균쇠'에서는 인류의 역사를 움직여 온 요소 중 하나로 균을 꼽았으며,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이 14세기 흑사병 창궐은 유럽 역사를 변화시킨 큰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20세기 1·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였던 총이 지나고 21세기에는 균이 역사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모양새이다. 먼 훗날 21세기 역사를 서술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변화와 이 변화를 선도한 것이 대한민국이었다고 기록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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