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 `변혁의 바람' 분다
충북경찰 `변혁의 바람' 분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9.24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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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환 충북지방경찰청장, 폴넷서 전직원에 서한문
계급·직위보다 상호존중 조직문화 조성 바램 전해
최상위 지휘부부터 권위 탈피 … 조직내부 큰 울림

 

철저한 계급 구조 속에서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있는 경찰 조직에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신(新)바람이 불기 시작한 발원지다. 변화는 아래에서 위가 아닌 `위에서 아래'로 이뤄지고 있다.

24일 경찰 통합 포털시스템 폴넷에 올라온 한 글을 보면 그 흐름이 한눈에 읽힌다. 글쓴이는 임용환 충북지방경찰청장(사진)이다.

임 청장은 충북청 전 직원에게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위하여'라는 서한문을 띄웠다.

그는 글에서 소위 말하는 `꼰대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청장은 “우리는 직장에서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더 힘들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라며 “경찰 조직은 계급과 직위 중심 구조로 돼 있어 그동안 갑질 문화 사례가 종종 있었다”고 지적했다.

말 대로 시각을 달리하면 그동안 경찰 조직 내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이어져 왔다.

하급자를 상대로 한 순찰차 운전 떠밀기, 야간근무 후 장시간 교육, 거절할 수 없는 사적 부탁, 퇴근 후 잦은 회식. 일일이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임 청장은 경찰이 지닌 계층 구조적 특성과 상호 존중 문화의 결합을 강조했다.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에 소통을 더한다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같은 가정에서 자란 자식도 다른데, 자라온 환경·세대·성별이 완전히 다른 조직 구성원 간 관계는 더욱 낯설 것”이라며 “상대방을 보기 전에 나에게는 문제가 없는 지 한 번 더 살피고 동료 간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치안 서비스 수혜자인 충북 도민을 `기준점'삼은 소통 창구 마련 주문도 이뤄졌다.

임 청장은 “최근엔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를 대접하라'는 뜻의 황금률(Golden Rule)보다 `상대방이 대접받고 싶어 하는 대로 대접하라'는 의미의 백금률(Platinum Rule)이 주목받고 있다”며 “도민과의 소통 역시 상대인 `도민'이 기준점이 될 때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치안 최고 책임자가 올린 글 한 편은 경찰 조직 내부에 묵직한 울림을 던졌다. 당장 최상위에 자리한 지휘부부터 계급장을 내려놓고 소통 문화 정착 필요성을 주창하고 나섰다.

박세호 충북청 2부장은 “`계급과 직위는 역할과 책임을 위한 수단일 뿐 불합리를 강요하는 도구가 아니다'라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라며 “계급을 떠나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성 있는 소통 방식, 이게 바로 우리 동료 얼굴에 웃음과 만족을 선사하는 최고의 길이 아닐까 싶다”고 동조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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