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무료접종 중단 이틀째 … 유료접종 `장사진'
독감백신 무료접종 중단 이틀째 … 유료접종 `장사진'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9.2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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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이미 진행 예방접종 문제없다” 발표 불구
물량 부족 우려·안전성 의심 … 병·의원마다 북적
의료계 “문제백신 아동용 아닌데 정부 불안 키워”
독감 백신의 유통상 문제로 무료 접종이 종단된지 이틀째인 23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한국건간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에 유료 접종을 하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제공
독감 백신의 유통상 문제로 무료 접종이 종단된지 이틀째인 23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한국건간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에 유료 접종을 하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제공

 

속보=독감 백신의 유통상 문제로 무료 접종이 중단된 지 이틀째 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칫 백신 물량이 부족한 것 아닐까 하는 걱정에 유료접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이미 접종을 마친 영유아 및 어린이 부모들은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3일 지역 병·의원에 따르면 무료 예방 접종이 일시 중지·연기되자 유료 예방 접종을 위해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무료 대상자인데도 유료 접종을 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 의원 관계자는 “유료 접종이 가능하냐, 가격은 얼마이냐라는 문의 전화가 아침부터 계속 이어졌다”면서 “오전부터 유료 접종을 하러 오는 아이들이 늘면서 물량은 금방 동이 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온라인 맘카페 등에는 유료 접종 가능 병원과 가격 등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청주의 한 맘카페 게시판에는 “독감 유료 접종 가능한 곳 아시나요?”라고 묻자 “OO내과에서 O만원에 접종하고 왔다”, “OO병원이 그나마 조금 저렴하다” 등의 답글이 이어졌다.

이미 접종을 마친 영유아 및 어린이 부모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은 이달 8일부터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대상자들은 독감 백신을 최소 4주 간격으로 2차례 맞아야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전날 정부가 백신 접종을 중단하기 전까지 이미 1차 접종을 끝낸 아이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건당국은 이미 진행된 예방접종은 안전하게 이뤄졌고 문제가 없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3일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일시중단 관련' 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 반응이 있었다는 피해 신고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유아를 둔 A씨는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하니 믿어야겠지만 문제가 있는 백신을 접종한 것은 아닌지 찜찜하다”고 전했다.

백신이 부족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코로나19 확산 당시 벌어진 마스크 대란처럼 자칫 `백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탓에 백신 접종이 곧 재개되면 당분간 동네 병·의원에 사람들이 몰려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질병관리청의 소홀한 대처가 국민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문제가 된 업체의 백신과 기존에 확보된 만 12세 이하 어린이 백신은 다른 것인데, 정부가 전체 무료 접종을 중단한 게 되레 불안을 확산했다는 얘기다.

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전체 무료 접종 중단 탓에 부모들이 불안한 마음에서 아이들의 유료 접종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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