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학생 `코로나블루' 누가 치료하나
충북 학생 `코로나블루' 누가 치료하나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9.21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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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 건강센터 전문의 공석… 6번째 재공고
원격수업 장기화 따른 우울감 등 호소 학생 증가
보수 현실화 등 채용규정 개선·획기적 대책 절실

 

충북 학생들의 마음건강 치유를 담당할 `전문의' 자리가 장기간 공석 중이지만 충북도교육청은 재공고 외엔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 장기화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시점이어서 전문의 공백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21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정서적 고위험군의 상담과 심리적 불안감을 가진 학생들을 치유하는 마음건강증진센터(센터)의 기간제 교육공무직원(전문의) 공개채용시험 재공고를 했다.

모집 대상은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의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 2명으로 이달 2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하지만 이번 재공고는 올해만 벌써 여섯 번째 진행되는 재공고여서 전문의가 실제로 채용될 가능성은 희박한 셈이다.

센터가 개소한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정원인 2명의 전문의가 배치된 기간이 채 1년도 되지 않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개원 당시 채용하지 못한 1명은 지난해까지 8차례에 걸친 구인 공고와 보수 대폭 인상으로 하반기에 가까스로 채용을 마쳤지만 재직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올해 사직해 또다시 채용 재공고의 늪에 빠졌다.

그나마 근무 중이던 한 명의 전문의도 지난달 사직해 센터 내 전문의는 두 자리 모두 공석으로 남았다.

오는 3월부터 활동에 들어간 센터 북부지원팀은 지난 7월까지 6차 재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채용을 아예 포기한 상태다.

전문 상담인력에게 필요한 정신건강교육을 상시 운영하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학교로 찾아가 학생과 교직원의 정신건강을 돌봐주겠다며 야심차게 문을 연 센터가 핵심 인력의 부재로 `빛 좋은 개살구'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전문의가 꼭 필요한 인력임에도 도교육청이 공무원 또는 교육공무직원 채용 규정에 맞춘 근무 형태와 보수를 채용 잣대로 삼다 보니 스스로 인력난을 자초한 셈이다.

특히 전문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간제 교육공무직 채용 형태도 거부감을 나타내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도교육청이 사실상 의미 없는 재공고만 반복하며 실질적인 문제점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도내 정서적 고위험군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의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하기 위한 도교육청의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보수 현실화와 시간제 근무 도입 등 채용 여건을 개선해 재공고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채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인근 병원 등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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