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충북 차별화된 문화공간 조성해야
갈 곳 없는 충북 차별화된 문화공간 조성해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9.21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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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늘 이슈로 떠오르는 게 물가다.

집안마다 제사를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 생활물가는 가정경제에 영향을 미치며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동'이 가장 큰 이슈이자, 불안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명절을 맞아 외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는 오랜 미풍양속이 바이러스 앞에 발목이 묶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사상 유례없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는 한 해지만 재확산을 방지하려고 정부가 나서서 이동 자체를 요청하기는 처음이다. 긴 추석연휴 기간에 국민의 이동권을 강제로 제한하지는 않는다지만, 재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수칙을 강조하는 등 방역에 철저를 기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현재 상황이 얼마나 위협적이고 절박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고 5일간의 긴 연휴를 집에서만 보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피로감으로 말미암아 외출이나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까지 막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최고의 관광지인 제주도는 추석연휴 기간 최소 2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고 한다.

하루 4만 명의 인파가 외부에서 유입하게 될 제주도는 감염에 대한 우려로 초긴장 상태 속에 방역관리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방역과 지역경제가 상충하는 묘한 상황이지만 특별한 시간을 갖고자 하는 이들에게 색다른 여행지는 꼭 가야 할 곳이 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의 여행 패턴이 확 달라졌다. 방학이나 연휴기간이면 해외여행이 주를 이루었던 것에서 이제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자연을 찾아가는 나들이나 여행이 인기다.

실내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면서도,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는 곳이 자연이기 때문이다. 감염병으로 이동이 제한되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위협 요소가 되면서 사람이 적은 곳을 찾아 힐링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분위기다.

몇 년 전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캠핑이 최근 들어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한다.

자녀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안에 갇혀 사는 날이 많아지면서 캠핑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한 놀이공간으로,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바깥 활동으로 야외 캠핑을 선호하면서 이용자도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은 2018년 400만 명으로 집계됐던 캠핑 인구가 올 상반기에는 40%가량 늘어난 5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여행이 완전하게 안전해질 때까지 국내에서 소비해야 할 여행의 비중도 커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수치인 셈이다.

이를 되짚어보면 특별한 여행지가 앞으로 지자체의 경제활성화까지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여행 트랜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지자체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행지에서 소비되는 화폐가 그 지역의 경제력을 키우는 화수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북하면 떠오르는 여행지는 손에 꼽을 정도로 갈 곳이 없다. 교통과 자연환경이 우수함에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충북의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려면 고유성과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연계한 새로운 공간조성이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지자체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 중 하나는 관광산업이 될 것이다.

차별화된 관광지에 대한 여행자들의 욕구는 더 늘어날 것이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문화공간을 확보했는가에 따라 지역경제 지표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특별하고 고유한 충북만의 문화공간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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