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수기 출입명부 관리
`구멍 뚫린' 수기 출입명부 관리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9.17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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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다중이용시설 `대표자 외 ○명' 작성 방식
일부는 아예 비치 안해 … 신분증 확인 절차도 무시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대표로 한 명만 적어도 된다고요? 나중에 문제 생길 것 같은데….”

직장인 A씨(34)는 17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았다가 핀잔 아닌 핀잔(?)을 들었다.

커피숍 직원은 출입명부를 작성하려고 몰려 있는 A씨 일행에게 “QR코드 찍기 어려우면 대표 1명만 수기 명부에 적어도 된다”고 말했다.

A씨 머릿속엔 곧 물음표가 떠올랐다. 커피숍에 오기 직전 점심을 먹으러 들른 식당에선 한 명 한 명이 직접 개인정보를 적어야 했던 탓이다.

한날 찾은 식당과 커피숍 두 곳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출입명부를 관리하는 모습에 의문이 든 A씨는 “정말 한 명만 적어도 문제없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대표자 외 ○명으로만 적으면 무방하다”였다.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큰 다중이용시설 일부에서 수기 출입명부 작성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부 시설은 편의를 명목으로 내세워 기본적인 지침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인원 파악에 쓰일 중요 수단 중 하나가 그릇된 행위로 말미암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수기 출입명부는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대체 수단이다.

스마트폰을 지참하지 않은 방문자나 정보 취약계층은 손으로 직접 개인정보를 남겨야 한다. 대상은 다중이용시설 방문자 전원이다.

하지만 상당수 업소에서는 `대표자 외 ○명' 작성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작성 방식으로 수기 출입명부를 관리하는 한 업소는 “초창기 오시는 분마다 명부를 작성해달라고 했다가 볼멘소리를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손님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편의상 한 명만 대표로 적게 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문제는 또 있다. 명부 작성과 함께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할 `신분증 확인'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역 지침에 따르면 방문객이 수기로 명부를 작성할 경우 시설 사업주나 종업원은 신분증을 받아 직접 대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다른 업소 관계자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 신분증 확인까지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요즘 신분증 자체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사업주 입장에서는 명부라도 제대로 적어주면 감지덕지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명부 관리를 아예 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취재진이 16~17일 이틀에 걸쳐 방문한 청주 시내 식당 두 곳은 전자출입명부는 물론 수기 명부 작성을 권하지 않았다. 두 식당은 각각 60석, 80석 규모다.

방역당국은 원칙적으로 전자출입명부 사용을 권한다. 전자출입명부 사용이 어려운 경우엔 수기 출입명부라도 비치, 지침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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