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단속 논란 휘말린 음성署 `곤혹'
함정 단속 논란 휘말린 음성署 `곤혹'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9.15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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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먹통 … 비상등 켜고 건넌 운전자에 범칙금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유튜브 사연 공개… 부글부글
충북경찰청 홈페이지에도 비난 글 … 사과문 게시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음성경찰서가 신호 위반 `함정 단속' 논란에 휘말려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신호등이 먹통 된 교차로에서 비상등을 켜고 건넌 차량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한 게 시발점이 됐다.

지난 14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이게 진짜라면 특종감입니다. 경찰은 단속이 아니라 교통정리를 해줬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제목을 단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제보자는 지난 11일 오후 2시쯤 음성군 금왕읍 내송리 방죽교차로(삼성면~금왕읍 방면)에서 신호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교차로 신호등은 물론 보행자 신호등까지 한 번에 먹통이 됐다.

제보자는 신호등이 켜지지 않자 좌우를 확인한 뒤 비상등을 켜고 교차로를 건넜다. 잠시 후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또 다른 교차로에 도착하자 경찰관이 나타나 길가 정차를 유도했다.

차를 세운 제보자는 “신호등이 꺼졌어요”라고 전했으나 경찰관은 “그거 빨간불만 안 들어오고 파란불은 들어와요”라고 답했다.

제보자가 `몰랐다. 갑자기 (신호등이) 검은색이 돼서 가야 하는 줄 알았다'고 항변했으나 경찰관은 `그다음 교차로 신호등을 보고 진입했어야 한다. 다른 차는 다 섰는데 선생님만 가시면 어떻게 하냐'는 취지로 말한 뒤 범칙금을 부과했다.

제보자는 사연 제보를 통해 “영상 보시면 아시겠지만 신호가 꺼지고 횡단보도 파란불도 깜빡이더니 바로 다 꺼져서 고장인 줄 알았다”며 “경찰분이 범칙금 싼 걸로 해주고 벌점은 없는 걸로 해준다고 먼저 말을 했다”고 전했다.

영상을 분석한 한문철 변호사는 “거기 고장 났으니까 이걸 봤어야 한다고 하면 이 단속은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호등이 고장 났으면 거기 가서 교통정리를 해주셨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그런데 왜 그다음 240m 떨어진 곳에서 단속하냐”고 반문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문철 변호사 유튜브 채널은 성난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영상 게시 하루 만에 조회 수(15일 오후 3시 기준)가 24만6000회를 넘어섰고 40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은 경찰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불씨는 음성경찰서 홈페이지에까지 옮겨붙었다. 영상 게시 당일부터 다음날까지 자유게시판에는 100여개에 이르는 비난 글이 올라왔다.

현재는 충북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비난 글이 올라온 상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음성서는 `신호 위반 단속에 대한 사과문'을 올렸다.

음성서는 사과문을 통해 “신호등이 고장 났음에도 이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저희 직원이 불합리한 단속을 해 단속되신 분께 불편함과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 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건은 현재 진상조사를 하고 있으며, 진상 파악 후 단속 직원의 잘못된 사항에 대해서는 합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단속된 사항이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합당한 행정조치를 약속드린다”고 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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