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격리된 문화생활 … 충북 공연·예술계 `초토화'
코로나에 격리된 문화생활 … 충북 공연·예술계 `초토화'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9.0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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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도내 문화예술 공연 개최 8편 그쳐
지난해보다 83% 급감 … 상연횟수도 반토막
시민들 코로나 유입 후 문화향유 기회 박탈
공연·예술계 붕괴 직면 … 온라인 전환 고심
첨부용.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뉴시스
첨부용.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뉴시스

 

직장인 이모씨(40·여·청주 청원구)는 코로나19가 밉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퍼질 줄 모르는 몹쓸 감염병이 유일한 취미마저 포기하게 만들어서다.

이씨는 자타공인 연극 마니아다. 지역 공연은 물론 유명 연극을 보러 서울 대학로를 찾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그런 그에게 시련(?)이 찾아온 건 올해 초다. 새해를 맞아 초연 작품이 쏟아질 줄 알았던 기대는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산산이 부서졌다.

우선 당장 향토 극단이 공연을 멈췄고 대도시 연극 무대도 하나 둘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삶의 활력소가 사라진 셈이다.

이씨는 “올해는 무대 자체가 사라져 연극을 보려야 볼 수가 없다”며 “한 해 수십 편씩 공연을 보는 입장에선 우울하기 그지없다”고 푸념했다.

코로나19가 충북 지역민으로부터 문화생활 영위 기회마저 앗아갔다.

9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 IS)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이달 8일 도내에서 열린 문화예술 공연은 8편이다.

유형별로 보면 △연극 4편 △뮤지컬 2편 △오페라·복합 각 1편이다.

46편에 이르는 문화예술 공연이 열린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83%나 급감한 수준이다.

상연 횟수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222회였던 공연 상연은 올해 93회로 절반 이상 줄었다.

수익은 2억3400만6000원에 불과했다.

공연 예술계도 속앓이하고 있다. 애써 준비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 해도 좀체 기회가 나지 않는다.

우선 당장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말미암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 중이다. 실내 50인 이상 인원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공연을 열어봐야 손해만 쌓일 뿐이다.

한 예로 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만 해도 관객과 연기자 수가 100여명에 이를 정도다.

공연을 연다 해도 사회 전반에 깔린 코로나19 감염 공포 탓에 관객이 찾아올지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지 않는 이상 정상화는 쉽지 않다는 게 공연 예술계 목소리다.

충북지역 최초 창단 연극 극단인 시민극장 장경민 대표는 “지원과 투자를 받아 공연을 열면 그만큼 관객이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제약이 생기다 보니 공연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일정 인원 이상 모이지 못하는 현재로선 공연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누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문화예술 공연 방식을 대면에서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하려는 노력까지 이어지고 있다.

충북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장 대관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민 문화 향유 기회 보장을 위해 온라인 미디어 예술 활동지원 등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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