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호모 사피엔스
  • 공진희 기자
  • 승인 2020.08.30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공진희 진천 주재(부장)
공진희 진천 주재(부장)

 

장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코로나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서고 있다.

`사실은 이렇다. 2백만년 전부터 약 1만년 전까지 지구에는 다양한 인간 종이 동시에 살았다. 왜 안 그랬겠는가? 오늘날에도 여우, 곰, 돼지 등 수많은 종이 동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몇만년 전의 지구에는 적어도 여섯 종의 인간이 살고 있었다. 여기에서 이상한 점은 옛날에 여러 종이 살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딱 한 종만 있다는 사실이다……7만년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이다'(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슬기로운 사람 호모 사피엔스, 그것으로도 모자라 슬기로움을 더 강조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슬기롭고 슬기로운 사람.

사람이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이성과 도덕, 공감능력 등을 들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사유하는 능력'이다.

즉 이성을 동물과 인간의 차이로 보았던 여러 계몽주의, 합리주의 철학자들의 관점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사유하는 능력 덕분에 우리의 과학기술은 의료 백신개발과 우주왕복선 등으로 눈부시게 발전하며 건강과 생활의 편의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그러나 이에 따른 기후위기와 새로운 전염병의 대유행 등 그 그림자 또한 짙어지고 있다.

이제 차분하게 우리 인류의 민 낯을 들여다보자.

2016년 3월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9일부터 10, 12, 13, 15일 열린 5번기 대결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4 대 1로 승리했다.

단순한 연산이나 암기가 아닌 고도의 집중력과 숙고가 필요한 바둑에서도 기계가 승리한 것이다.

도덕이나 공감능력은?

나치 독일에 의한 유태인 대학살, 보스니아 내전에서 세르비아계가 무슬림과 크로아티아계에 자행한 인종 청소,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학살, 수단 내전, 르완다 내전,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

그렇다면 동물은?

동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종의 사회 행동을 살펴보면 경쟁만이 아니라 협동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자는 보통 10~20마리가 무리지어 산다.

여러 마리가 함께 살면 새끼도 함께 키우고 먹이도 같이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쥐는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다른 쥐가 어려움에 처하면 도우려 한다.

흡혈박쥐는 굶주린 동료에게 자신의 피를 토해 나눠준다.

이제 지구의 지배자가 된 인류가 이 땅에서 함께 사는 생명들에 대해 겸손해지면 어떨까?

호모 사피엔스에 걸맞은 생각과 행동으로 상생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어떠한가?

`전 세계 모든 지역 사람들은 놀라운 신기술에 접근할 수단을 가지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우리에게 그것으로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