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하다
시크:하다
  •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0.08.2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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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김세원 음성교육도서관 사서

 

우리는 어려서부터 수많은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대학, 취업, 승진 등등 우리 일생은 경쟁의 연속이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짓밟고 올라가야 하는 경쟁의 삶. 우리는 이런 각박한 세상을 `행복'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성공 혹은 행복의 척도를 무엇을 얼마나 성취했느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서 `시크:하다'(조승연 저)를 읽으며 노동으로의 자유와 자신이 원하는 레포츠나, 이벤트 등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쓸 수 있는지가 성공의 척도인 프랑스인들을 접하며 내 인생의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도서는 작가가 프랑스 유학 생활 동안 자신이 직접 겪고 느껴온 프랑스인들의 마인드와 생활 방식 등을 에세이 형식으로 얘기하고 있다.

`시크'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나라 프랑스, 이 말을 나쁘게 본다면 차갑고 냉소적인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얘기하는 프랑스인들의 시크는 단지 냉소적인 모습이 아니다. 합리적 이기주의와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뜨겁고 인간애가 넘치는 시크함이다. 프랑스인들의 지나치리만큼 중시하는 음식에 대한 관점이나 그들만의 차가운 우정, 유행하는 패션이 아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패션에 대한 이야기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잘 다루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프랑스인들은 죽음과 친숙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사후세계를 믿는다거나 미신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프랑스인들은 죽음을 삶의 마침표로 여긴다. 그렇기에 현재의 삶을 그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고 충실히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이러한 그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은 지금의 그들을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나 자신의 삶을 나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 남이 평가하고 정의 내리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스스로 삶에 대한 평가와 정의를 내린다고 한다. 남들이 하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잣대를 중시하는 멋진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직장에서도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자신의 업무를 일주일 혹은 한 달 단위로 계획하여 업무를 미리 파악하고 업무 외의 시간을 최대한 방해받지 않고자 한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쟁의 삶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프랑스라는 나라는 문화는 물론 역사, 성향, 가치관 등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많은 나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문화와 생각 등을 마냥 동경하고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우리 나름대로의 온정 어린 인간관계와 바쁘지만 그 안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우리들의 삶이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자신을 진정 사랑할 줄 아는 마인드만큼은 우리도 꼭 배워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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