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분·석’
‘비·행·분·석’
  • 조영희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20.08.2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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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조영희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조영희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매일 청소해도 집 안에는 먼지가 쌓이고, 식사 후엔 여지없이 설거지거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며, 알코올 탈지면으로 휴대폰 액정을 닦아도 돌아서면 화면에 지문이 묻어 있다.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용하기 때문에 흔적이 남는 것이다. 이것은 무수한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우리가 생활하는 한 벗어날 수 없는 굴레와 같다. 마치 인류의 공통 과제인 쓰레기처럼 말이다.

종이컵 대신 텀블러 들고 다니기, 핸드 타월 대신 손수건 사용하기 등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애용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도 사람이 식물처럼 빛과 물만으로 살아가지 않는 이상은 생활환경에 따라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둬 외부 활동을 자제함에 따라 온라인 주문 배달 이용량이 급증하면 생활폐기물도 비례적으로 증가하기 마련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쓰레기 발생을 막을 수 없다면, 버리기라도 잘해야 한다. 한정된 자원을 아껴 쓰고,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는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상은 완벽한 분리배출이라기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가끔 분리배출장에 나가보면 아마도 고기가 포장돼 있었을 스티로폼 케이스와 비닐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비·행·분·석'이다.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 `비·행·분·석'정신!

종이는 종이대로, 캔은 캔대로, 비닐은 비닐대로. 하지만 같은 종이여도 재활용이 되는 종이와 되지 않는 종이가 있고, 컵라면 용기처럼 오염 물질이 묻은 종이는 재활용할 수가 없다. 이런 경우엔 분리배출함에 넣지 말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한다.

이처럼 분리배출에는 4가지의 핵심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비·행·분·석'이다. 용기 안에 담겨 있는 내용물은 깨끗이 `비'우고, 이물질이나 음식물 등은 닦거나 `헹'구고, 페트병에 붙은 라벨처럼 다른 재질의 부분은 `분'리하고, 물질의 성상별로 구분해 `섞'지 않고 배출하기. 조금 번거로워 보일지 모르겠으나 약간의 세심함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래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내 손안의 분리배출'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보자. 재활용품의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쉽게 알리기 위해 출시된 이 앱에서는 분리배출 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변받을 수 있는 Q&A도 상시 운영 중이다. 간편하게 다운로드해 항시 곁에 두고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다. 사람의 일생은 속절없이 흘러가더라도 지구라는 공간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곳에 존재할 것이다. 우리의 추억과 후대가 머물 장소가 오래도록 아름답고 건강하게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바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나부터, 당장 오늘부터 실천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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