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 60년' 함제도 신부 생애를 담다
`한국생활 60년' 함제도 신부 생애를 담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8.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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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서품 회경축 … 회고록 `선교사의 여행' 발간
가톨릭동북아평화硏 9회 인터뷰 내용 재구성
삶은 기차여행·선교사의 로맨스 등 4부로 구성

 

한국에서 60년간 선교사로 살아온 메리놀회(미국 가톨릭 외방전교회) 함제도 신부(88·미국 이름 제라드 해먼드 Fr. Gerard E. Hammond·사진)의 생애를 기록한 회고록 `선교사의 여행'(함제도·이향규 외 2명·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248쪽·1만5000원)이 발간됐다.

부제는 `남북한을 사랑한 메리놀회 함제도 신부 이야기'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 구술사 채록 2019' 프로젝트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9회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이향규, 고민정, 김혜인 연구자 3명이 정리하고 재구성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함 신부는 1933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아일랜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메리놀 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뉴욕 메리놀 선교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60년 첫 선교지로 한국에 온 뒤 청주교구 북문로·수동·괴산 성당에서 주임 신부로 일하고 청주교구 총대리 신부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1989년 메리놀회 한국 지부장에 임명된 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 특히 결핵 환자 지원 사업에 힘썼다.

88세의 원로 사제는 지난 60년 동안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영적 여행을 들려주며 선교사로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삶으로 보여 준다.

회고록은 △1부 삶은 기차여행입니다 △2부 선교사의 로맨스 △3부 동무, 동지, 신부 선생, 할아버지 △4부 선교사의 자리, 선교사의 마음으로 구성됐다.

미국(1부), 한국(2부), 북한(3부)에서의 이야기 끝에 결국 노사제의 마음(4부)에 다다르는 긴 여행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1부는 함제도 신부가 유년 시절과 사제가 되는 과정, 그리고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메리놀 소신학교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고 장익 주교와의 만남도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2부는 1960년 한국에 도착한 그가 1980년대 말까지 청주교구에서 사목했던 시기의 이야기이다. 이 시절 함 신부는 1930년대 평안도에서 사목했던 제임스 파르디 주교의 비서를 지내면서 `북한 선교'를 위해 기도했고, 또 외국인 선교사이자 교구 총대리로서 유신시절을 보냈다.

3부는 함제도 신부가 메리놀회의 한국 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대북 인도적 협력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을 묘사한다. 처음에는 동무와 동지로 불리던 그가 신부 선생으로 그리고 마침내는 그들의 할아버지가 되는 과정은 한반도 전체의 복음화를 소망하는 한국 천주교회에 그리스도교 선교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4부는 한국 파견 60주년을 맞이하는 선교사 함 신부의 `떠남'에 대한 묵상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선교사의 숙명을 차분하게 고백하는 함 신부는 그의 유산을 이어받은 한국교회가 이제 더 열린 마음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봉사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사제가 된 지 60년이 된 함 신부는 올해 회경축을 맞았다.

함 신부의 회경축 감사 미사는 지난 13일 경기 파주 소재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진행됐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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