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정은경의 호소
대통령과 정은경의 호소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8.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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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문재인 대통령이 수도권 교회 발 코로나19 확진자 다발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국가 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은 이와 관련 “방역 당국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에도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했고 집단 감염 이후에도 검사와 역학 조사 등 방역 협조를 거부하고 있어 방역당국이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회 측의 비협조적 태도를 겨냥해 “정부는 강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매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며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를 엄단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코로나19 비상 점검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매우 엄중한 상황이자 중대한 고비다. 범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해 코로나 확산 저지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교회발 확산 사태에 대해서는 “집단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교회에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종교 활동을 하도록 특별한 협조를 구하라”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방역을 방해하는 일체의 위법 행동에 대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에 없던 대통령의 이 같은 단호한 어조는 물론 지난 주말 사이 급격히 증가한 코로나19 확산세에서 비롯됐다. 특히 최근의 확산세가 교회 측의 부주의하고 비협조적인 태도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작심한 듯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의 걱정대로 지난 주말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대규모 재유행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브리핑에서 이날 현재 상황을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 단계'라고 규정했다. 실제 이날 0시 현재 발생한 1일 확진자 수는 279명으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하던 지난 3월 말의 상황과 비슷하다.

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용인 우리제일교회의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날까지 집계를 보면 불과 1주일 여 사이 사랑제일교회 발 누적 확진자수는 249명, 용인 우리제일교회 발 누적 확진자수는 126명 등으로 갈수록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전체 신도 4000여명 가운데 1/5에 불과한 800여명이 검사를 받은 것이어서 확진자 수가 더 기하급수적으로 늘 전망이다. 이들 두 교회 발 확진자 수 확산은 방역 기본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않은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집회 참가와 서명 부스 운영으로 인한 대인간 접촉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용인 우리제일교회의 경우도 성가대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노래를 했으며, 전체 신도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가정 방문 예배 때도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에 이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또다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17일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는 고위험 시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 누구나 감염이 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라며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과 예방 수칙 준수를 거듭 호소했다. 아직 이렇다 할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유일한 방어 수단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백번 유념해도 모자랄 이 기본 수칙을 왜 지키지 않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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