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어 긴 장마 … 휴가 포기 늘었다
코로나 이어 긴 장마 … 휴가 포기 늘었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08.1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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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집중호우로 수해 … 안전 휴가지 찾기도 `요원'
코로나로 학생들 방학도 짧아져 … “단풍구경 대체”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봄엔 코로나19 때문에 꽃놀이를 포기했는데 여름엔 긴 장마에 휴가를 포기했습니다. 이러다간 일년내내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할 판입니다.”

지난 4~6일 휴가절정기에 맞춰 강원도 영월로 여름휴가를 계획했던 직장인 김모씨(44·청주시)는 끝날 줄 모르는 장마에 결국 펜션예약을 취소했다.

휴가를 가더라도 계속되는 장마에 팬션 안에만 머물러야 할거면 차라리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결과다.

이처럼 올해 여름 장마가 12일을 기준으로 50일째 이어지면서 휴가 계획을 취소하는 일명 `휴포자'(휴가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장마는 지난 2013년의 49일을 넘어 이날로 역대 최장 기간을 경신했다.

8월 들어서는 열흘 넘게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을 오락가락하며 집중호우를 쏟아붓는 바람에 곳곳에서 수해가 발생, 안전한 휴가지를 찾는 것도 어려워졌다.

김씨는 “아이들 방학에 맞춰 휴가를 가려고 했는데, 장마가 예상보다 너무 길어지면서 포기했다”며 “장마때문에 영월 동강에서 래프팅하려던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생각하면 워터파크나 놀이공원이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이마저도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13세와 10세 자녀를 둔 직장인 최모씨(47·청주시)는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을 계획이다.

최씨는 “상황을 봐가면서 여름휴가를 가려고 했으나 장마가 이렇게 길어지면서 가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사라졌다”며 “아이들 방학이 짧아진 데다 코로나19도 불안해 10월 이후 단풍구경 삼아 휴가를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허모씨(35·청주시)는 휴가일정을 취소하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애초 친구들과 단양으로 놀러 가기로 했으나, 단양이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가 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마음을 접었다.

허씨는 “단양으로 여름휴가를 갈 계획이었지만, 수해소식을 들으니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는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는 게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 포기했다”며 “마침 부모님도 여름휴가를 안 가겠다고 말씀하시기에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로 장마가 시작된 지 50일째를 맞으며 7~8월 강수량도 전국 평균 70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장마는 `가장 길고 많은 비가 내린' 역대급 위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상청은 서울, 경기와 강원 영서는 오는 16일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잠정 집계된 이달 인명피해는 사망 33명, 실종 9명, 부상 8명이다.

/석재동기자
tjrthf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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