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뒤 쓰레기 대란에 대비하자
코로나19 뒤 쓰레기 대란에 대비하자
  • 박규연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20.08.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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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박규연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박규연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요즘 아파트 단지 재활용품 야외 적치장에 평소보다 일회용품들이 유난히 많아진 것을 느낀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경우가 많아졌고 일회용품 사용까지 일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생활폐기물이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따라 온라인 주문 배달이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폐기물 증가는 더욱 가팔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로 고전한 대구의 경우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부터 두 달간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이 전년 대비 25%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가정에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생활쓰레기 양도 전 지역에서 적게는 4%에서 많게는 18%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하면서 외식을 줄이고 배달 주문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배달의 경우 1인분만 시켜도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4개에 담겨 오는데,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률이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들은 그대로 쌓여 방치되거나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 세계에서는 해마다 최대 14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을 한 번 쓰고 버리기엔 대가가 너무 크다. 국내 플라스틱 소비는 전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플라스틱의 수명은 500년으로 몇 세대에 걸쳐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플라스틱은 줄이고 줄여 사라지게 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서 한시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경제 위기와 더불어 쓰레기 처리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 일회용품 줄이기에 익숙해지려면 또 수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실천할 수 있는 영역 내에서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코로나19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횟수가 많은 요즘 배달 주문 때 “일회용품은 빼주세요”라고 요청하고 일상에서 플라스틱 줄이기를 습관으로 해야 한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스테인리스 빨대, 실리콘 빨대 등 다회용 빨대 사용하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친환경 재료로 만들어진 세제 비누 사용하기 △초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물티슈 대신 행주와 손수건 사용하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플라스틱 제품을 구매해야 할 경우 플라스틱 용기의 성분 표시를 꼭 확인해야 한다. `PLA'라고 적힌 경우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100% 자연분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친환경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PVC/PC/OTHER'라고 적힌 경우엔 열에 의해 위험한 화학물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의 예방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그다음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만 바라보기보다 미래까지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우선 나부터, 가능하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코로나19 종식 뒤 쓰레기 대란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쓰레기 줄이기가 습관에서 문화가 되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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