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택 괴산문인협회지부장
  • 승인 2020.08.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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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임현택 괴산문인협회지부장
임현택 괴산문인협회지부장

 

사람의 첫인상은 8초 안에 읽힌다고 한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온화한지 혹은 굴곡 없는 삶을 걸어왔는지조차도 읽힌다고 한다. 얼굴 생김새로 사람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어느 정도는 첫인상 혹은 관상을 가지고 나름대로 평을 한다. 이렇듯 시골에 살면서 박꽃 같은 피부에 유독 두툼한 빨간 입술을 지닌 선배, 유년시절엔 운동회 때마다 대표로 교단 위에서 고전무용을 했다. 칠보 장식에 비단으로 곱게 싸인 족두리, 발끝으로 흘러내리는 치맛자락이 버선코에 머물고 작은 손아귀에서 부채가 활짝 펴질 때면 모두가 탄성을 지르곤 했다. 그럴 때면 어른들은 거침없이 `끼' 있게 생겼다고 말씀하셨다.

그처럼 다방면으로 재능을 지닌 그녀, 성인이 되면서 재미삼아 철학관에서 관상을 볼 때면 늘 `끼'가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끼'란 남달리 두드러지는 성향, 재능이다. 그럼에도, 긍정보다 부정을 더 많이 부각시키는 끼는 도대체 무엇일까? 세상에 반이 여자이고, 반이 남자인 세상 그 몹쓸 `끼'란 단어가 따라다니면서 그녀는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의도적으로 남자를 멀리하는 습성이 깊이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세상사 어디 마음대로 뜻대로 될까. 호감 가는 인상이 아님에도 이슬처럼 촉촉한 갈색 눈동자의 그녀는 알 수 없는 소문이 늘 꼬리를 물고 따라다녔다. 그것이 사주팔자인지 운명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끼는 그녀를 괴롭히면서 매사 소극적인 모습으로 변하게 했다.

그렇게 음지에서 이인자로 살던 그녀가 변했다. 요즘 미스터 트롯이 대세다. 그들의 현재 진행형인 노래가 전부가 아니다. 지나온 발자취가 조명되면서 팬들은 그들에게 열광하고 위로와 격려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들도 천부적인 끼로 성공시킨 것이다. 이처럼 그녀도 주체할 수 없는 재능을 예술혼에 실어 고전무용, 현대무용과 스포츠댄스로 성공시켰다. 수많은 공연과 창작발표로 명성도 얻었다. 타고난 끼 때문인지 흥취에 젖어 강산이 세 번 변한 세월, 춤으로 인생을 살아온 그녀는 춤꾼이라고 외면과 멸시를 당해도 접을 수가 없었단다. 가난한 예술인, 빈곤으로 밑 빠진 독처럼 언제나 빈 주머니이면서도 늘 창작을 갈구했다. 연습실이 없어 시간 타임으로 합동연습을 했고, 무대의상비가 없어 대여했다. 무엇보다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편견은 가난보다 더 아프게 찌르고 후벼 파 슈즈를 집어던지기도 수십 번이다. 그럴수록 부메랑처럼 또 그 자리에 돌아와 있단다. 그런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천부적인 끼를 저버릴 수 없었기에 세월에 몸을 맡긴 체 춤꾼으로 살면서 세상에 도전장을 냈다. 그렇게 서러움을 딛고 타고난 끼를 발굴하여 예능계에서 일인자 대열에 우뚝 섰다.

사람에게는 천운(天運), 지운(地運), 인운(人運) 세 가지의 운(運)이 있다. 연기, 노래, 춤 등 타고난 재능인 지운(地運)을 깊이 지니고 있던 그녀, 원석 같은 끼를 정교한 가공과 연마로 화려하고 귀한 다이아몬드로 탄생시켰다. 이는 쌍기역(ㄲ) 성공기법이다. 사회적으로 자기분야에서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꿈(목표), 끼(재능), 꾀(기획), 끈(인맥, 네트워크), 깡(추진력), 꼴(이미지), 꾼(프로페셔널)이란 7가지의 기법이 조화를 이뤄냈기에 성공했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것처럼 그녀도 해냈다. 끼는 재능이다. 오늘도 슈즈를 신는 그녀,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도전 그리고 그녀의 날개 달은 끼는 높이높이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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