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수재민에게 희망을
우리 이웃, 수재민에게 희망을
  • 권석규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장
  • 승인 2020.08.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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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권석규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장
권석규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장

 

최근 며칠 수해현장을 다녀왔다. 생전 보도 듣도 못한 풍경들이다.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이다. 한마디로 망연자실(茫然自失)이라는 고사성어가 떠 오른다. 망연자실이란 정신이 아득해져 멍하니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을 가리킨다. 예기치 못한 피해에 수재민들은 실의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지난 7월 30일부터 지금까지 우리 지역에는 그야말로 물 폭탄이 내렸다. 지역별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적게는 500㎜에서 많게는 700㎜까지 내렸다.

이로 인해 지형이 바뀌었다. 계곡은 모두 벌건 속살을 드러내어 폭포수가 넘쳐 흐른다. 제방이 터지고 농경지는 밀려온 토사로 인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간혹 곡식이 보이기는 하지만 쓰러지고 침수되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침수된 주택에 물은 빠졌다고는 하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다. 집안 전체가 진흙으로 뒤덮어 모든 가재도구가 망가졌다.

실의에 빠진 80대 어르신은 6·25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고 한다. 80평생 살아오면서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고 한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난감한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계속되는 비속에서도 수재민에 대한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각급 기관 단체를 중심으로 침수시설 복구, 세탁지원, 물품, 의료지원, 심리상담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멀리 광주에서 연고도 없는 지역에 홀로 지원 나온 분이 있는가 하면, 군 입대를 하루 앞둔 학생이 수해복구 활동에 참여하는 등 미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자발적으로 중장비를 지원하는가 하면, 봉사자들에게 급식을 지원하는 등의 훈훈한 선행들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자원봉사자의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북부권을 중심으로 3000여명이 참여하였다. 이들 중 일부는 계속해서 일주일 이상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예보에 따르면 장마는 이달 14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예보대로라면 앞으로 피해는 계속될 것 같다. 임시 복구도 하기 전에 또다시 피해를 보게 될까 걱정이다. 안타까운 것은 전국이 물난리라 타 지역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지원을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우리 지역 내에서 우리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신데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실의에 빠진 수재민의 아픔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할 아픔이다. 수재민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피해가 너무나 크다. 고사리 손이라도 아쉬운 시점이다. 도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시냇물이 흘러가 거대한 바닷물이 되듯이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수재민들을 일상으로 복귀시키는 디딤돌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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