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마 길어도 너무 길다
올 장마 길어도 너무 길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8.06 2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부지방 14일까지 이어져... 최장기 기록 전망
국지성 호우 형태... 시간당 100mm 물폭탄 잦아
충청권 곳곳 호우 피해... 추가 피해도 배제 못해
시베리아·북극 고온현상 탓... 9월까지 폭염 지속
지난 31일 국지성 폭우로 내린 비로 옥천군 군북면의 소옥천 일대 지역이 범람 및 침수됐다. /사진=독자제공
첨부용. 지난 31일 국지성 폭우로 내린 비로 옥천군 군북면의 소옥천 일대 지역이 범람 및 침수됐다. /사진=독자제공

 

이례적으로 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장맛비는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국지성 호우 형태를 띤다. 특히 중부지방에 집중돼 온갖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장마는 지난 6월 24일 시작돼 44일째 이어지고 있다.
장마 시작일부터 이날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천 775.9㎜(강수일수 32일) △보은 700.2㎜(35일) △충주 649.3㎜(33일) △청주 576.6㎜(30일) △추풍령 564.8㎜(35일) 등이다.
장마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예보대로 라면 중부지방 장마 일수는 52일이 돼 현재 가장 긴 장마 기록인 2013년 당시 49일을 갈아치우게 된다.
문제는 올해 장마 기간 중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잦았다는 데 있다. 물 폭탄이라 할 정도로 내린 비는 충북을 비롯한 충청권 곳곳에 수해를 입혔다.
쉽게 말해 장마 동안 비슷한 양상이 이어질 경우 추가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올해 장마가 유난스러운 원인 중 하나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꼽힌다.
우선 시베리아와 북극 지역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시베리아 기온은 지난 6월 말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올랐다. 기온이 평년보다 10도 이상 오르면서 뜨거워진 공기가 우랄산맥과 동시베리아 지역에 블로킹을 발달시켰다.
찬 공기를 머금은 블로킹은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까지 내려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와 만났다.
북극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점도 한 요인이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북극 기온이 크게 올라 극지방 주위를 도는 제트기류(상층의 강한 바람 띠)가 약해졌다. 제트기류로 극지방에 갇혀 있어야 할 북극 찬 공기가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까지 내려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 북상을 저지하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여름철 우리나라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가장자리에 위치한 정체전선은 장맛비를 뿌린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되면 정체전선도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 소멸된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찬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 북상을 막아 장마전선도 올라가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이 더뎌지면서 폭염도 다소 늦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재로선 9월까지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당국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 원인을 대다수 학자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보고 있다”며 “얼마 전 시베리아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등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변수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조준영기자
reason@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