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삶을 위한 설계
제2의 삶을 위한 설계
  • 유동선 청주시 오송읍 행정팀장
  • 승인 2020.08.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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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유동선 청주시 오송읍 행정팀장
유동선 청주시 오송읍 행정팀장

 

`정년을 하면 무엇을 할까? 아직은 활동할 수 있는 나이인데….'하는 고민이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지고 깊어졌다. 그래서 아내와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우리 퇴직하면 뭐 할까? 한 달간 제주도에서 살아보기 체험할까? 아니면 가까운 곳에라도 여행 다녀올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해답은 없었다. 우린 며칠간 각자 고민해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기로 했다. 오랜 시간 고민 끝에 우리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며, 시골에 대한 향수가 있어 고향 가까운 곳에 토지를 구입해 약간의 텃밭과 작은 주택을 짓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우리는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을 지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토지를 마련했다. 그리고 집을 짓기 전까지 농사를 짓기로 했다. 주말이면 밭으로 가서 거름을 주고 밭을 갈고 감자, 고구마, 들깨, 상추를 심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자연이 주는 여유를 즐겼다. 미숙하나마 수확한 농작물은 최상품은 아니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조금씩 나눠 줄 정도의 결실을 맺어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이제 집을 짓기 위한 작업을 해야 했다. 인터넷과 전문 전원주택업체, 먼저 주택을 지은 친구들을 찾아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생각보다 복잡했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점이 많고 복잡했다.

시장 조사를 하다 보니 타지에 있는 주택업체보다는 지역에 있는 주택업체를 선택하는 게 건축 과정 중 상담과 완공 후 하자에 대한 관리가 용이하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그리고 건축업자에게 1억원을 주면 완공 후 입주해 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건 현실성 없는 이야기였다. 거주 목적과 거주할 사람이 확정되면 얼마만큼의 크기로 집을 지을지, 어떤 종류로 건축할지를 선택하고, 지붕·정화조·부엌 등 선택이 이뤄져야 가격이 형성이 되기 때문이었다.

우선 집을 지을 토지가 있어야 하고 건축에 따른 토목설계, 인·허가, 건축설계(내진설계)가 병행돼야 한다. 건축 허가에 따른 설계비 지적공사에서 진행하는 경계측량과 지적 측량비, 건축비, 기반 시설(가스·전기·상하수도 등) 인입비, 정화조 설치비, 우수 공사비, 건축에 따른 가구비(싱크대·붙박이장·신발장 등), 조경 공사비, 건축물의 취득세 외 기타 세금 등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즉 건축비를 제외한 추가 비용이 20~30% 정도 더 필요했다.

그리고 기타 비용으로 논이나 밭을 대지로 전용할 경우 전용부담금 공시지가의 30%를 납부해야 하며, 이외에도 지하수 개발 비용도 추가될 수 있다.

무엇보다 건축주가 건축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토목, 건축자재 등을 확인해둬야 업자로부터 견적을 받았을 경우 하나하나 이해할 수 있다.

오랜 노력 끝에 시골에 작은 집을 마련했다. 주말이면 집사람과 정원에 잔디를 심고, 텃밭에는 상추·가지·파·감자를 심어 여유롭게 지내고 있다.

나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베이붐 세대들이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 많은 남은 시간 보람 있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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