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름방학 … 종교문화재 둘러볼까
짧은 여름방학 … 종교문화재 둘러볼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8.06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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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용화사 석조불상군, 청주 안심사 대웅전.
청주 용화사 석조불상군, 청주 안심사 대웅전.

 

코로나19와 폭우로 활동에 제약이 많은 요즘이다. 학생들은 짧은 2주간의 여름방학을 맞았고 직장인들은 휴가기간이 맞물렸지만 갈만한 곳도 떠나기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종교문화재를 둘러보면 어떨까? 문화재청에 소개된 청주 지역 불교 문화재를 소개한다.

#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국보 제106호·국립청주박물관)

충남도 연기군 비암사에서 발견된 이 삼존석상은 4각의 긴 돌 각 면에 불상과 글씨를 조각한 비상(碑像) 형태이다.

정면은 가장자리를 따라 테두리를 새기고 그 안쪽을 한 단 낮게하여 아미타삼존상을 조각했다. 커다란 연꽃 위의 사각형 대좌에 앉아 있는 본존불은 얼굴 부분이 갸름한 모습이며 신체는 건장하면서 안정된 자세를 이루고 있다. 부처가 설법할 때의 손모양을 하고 있는 손은 비교적 크게 표현되어 삼국시대 이래의 전통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유명삼존천불비상(국보 제108호)과 비슷하며 만든 연대는 삼국통일 직후인 문무왕 13년(673)으로 추정된다.



# 청주 안심사 대웅전(보물 제664호)

안심사는 법주사에 딸린 작은 절이다. 통일신라 혜공왕 11년(775)에 진표율사가 지었다고 하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제자를 길렀다 해서 안심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고려 충숙왕 12년(1325)에 원명국사가 다시 짓고 인조 4년(1626)에 송암대사가 수리하였다고 하며 한말에 고쳐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 있는 대웅전은 확실하게 지은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1979년 해체·수리 때 발견한 기와의 기록으로 미루어 조선 인조 때의 건물로 보인다.

석가모니 불상을 모셔 놓은 이 건물은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이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다.



# 청주 용화사 석조불상군 (보물 제985호)

용화사 법당 상량문(上樑文·건축공사의 시작과 끝·참여자의 이름을 기록한 글)에 의하면 이곳은 1902년 만든 절로 엄비(嚴妃)의 꿈에 청주에서 7구의 석불이 나타나 집을 지어달라고 간청하자 사람을 보내어 청주 서북쪽의 냇가에서 이들 석불을 발견하였다는 유래가 있다. 그리하여 용화사를 세우고 미륵보전에 7구의 석불을 모시게 된 것이다.

5구의 불상과 2구의 보살상으로 되어있는 석불들은 모두 거대한 불상이라는 점이 주목되는데 최고 5.5m, 최저 1.4m이다.

이들 중 왼쪽 3번째의 불상은 머리 위에 솟아 있는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유난히 크다.

7구의 불상들은 모두 양 어깨를 감싼 옷을 입고 있는 입상과 좌상으로 얼굴과 세부기법 특히 옷주름 표현과 손모양 등을 감안할 때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 금강반야바라밀경(보물 제1408호·청주고인쇄박물관)

이 책은 목판본으로 구마라즙(鳩摩羅什)이 번역한 금강경을 바탕으로 육조 혜능이 금강경에 대해 해석한 내용을 붙인 것이다. `금강반야바라밀경'은 줄여서 `금강경(金剛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든 법이 실체가 없으므로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는 공(空)사상을 중심사상으로 하고 있다.

제10의 `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에서는 청정한 마음으로 외적인 대상에 집착함이 없이 `마땅히 머무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낼 것(應無所住而生其心)'을 가르친다.

고려 충렬왕 31년(1305) 청주 원흥사에서 개판된 점이 주목되는데 곧 원흥사의 육구, 박지요거사 등이 발원한 사찰판이다. 이는 1377년의 흥덕사 간행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이전에 간행된 판본으로서 청주지역이 우리나라 인쇄문화의 발흥지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료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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