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책…"땜빵" "등 가려운데 발 긁어" 비판 여전
부동산 공급책…"땜빵" "등 가려운데 발 긁어" 비판 여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8.0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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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3만2000가구 주택 공급책 발표
비판 여론은 시큰둥..."심사숙고 안 해"

"제반시설 구축 등 계획 없다" 지적해

부동산 3법도 비판 "밀어넣기식 입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전날 정부의 주택 공급책 발표에도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한 모양새다.



성창엽 임대인협의회 추진위원장은 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주택 공급책에 대해 "땜빵에 불과해 보인다"면서 "숫자놀음에 급급해 몇만호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총 13만2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비판이다.



성 위원장은 "부작용 등을 잘 생각해보면서 (공급을) 해야 할 텐데 시기도 그렇고 (비난 여론을) 달래기에 급급한 미봉책 같은 느낌"이라면서 "인프라나 제반시설도 같이 준비하면서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17일 규제 지역 지정 확대와 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결성된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시민모임'(시민모임)의 공식 카페 운영자 강모씨는 "늘리는 건 좋지만, 국민이 바라는 것은 직장 다니기 편리한 곳에서 사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하는데, 신도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7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임대차3법 반대' 카페 운영자인 A씨도 주택 공급책에 대해 "등 가려운데 발 긁는 식"이라면서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서울 핵심지나 역세권"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용산정비창, 강남구 서울의료원 이전 부지,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이전부지 등 서울 도심 지역을 주택 공급 부지로 발표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참여해 사업을 진행하는 '공공 참여 고밀 재건축'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강씨는 "서울 중심부에 사업하면서 왜 공공임대만 고집하느냐"면서 "20평짜리 소형 아파트만 생긴다면 국민들이 좋아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3법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국회는 지난 4일 본회의를 통해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부동산3법(소득세·법인세·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전월세 신고제를 도입하는 '부동산거래신고법'을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도 통과됐다.



성 위원장은 "여당이 주축이 돼 통과시킨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월세 신고제가 기반이 돼야 하는 제도"라면서 "아직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은 이 법들을 밀어넣었으니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관계로 살고 있었는데, (이 법들이) 임대인들을 손해 보지 않으면서 이용만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면서 "두 계층의 갈등이 심해져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법 개정을 반대하는 A씨 등 카페 운영진들은 해당 개정안에 대해 위헌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위헌소송은 기본권 침해 사실을 인지한 후 90일 안에 해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다른 카페들과 연대해 이번에 통과된 부동산 관련법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모임 등은 거리 집회도 계획 중이다. 오는 6일 오전 11시 '자국민 역차별하는 매국 부동산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주말인 8일 여의도에서 촛불집회 등이 열린다.



시민모임은 지난 1일에도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모여 '임차인만 국민이냐, 임대인도 국민이다',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사유 재산 강탈 정부, 민주 없는 독재 정부"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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