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폭탄, 되살아난 악몽
물 폭탄, 되살아난 악몽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8.0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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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장마가 시작되면서 전국이 집중호우로 비상이다. 40일 넘게 계속되고 있는 긴 장마로 전국 곳곳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긴 장마까지 겹치면서 피해 규모도 커지는 모습이다.

3일 오전까지의 전국 피해 규모를 보면 인명피해로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했다. 이재민도 468세대로 조사됐고, 토사나 주택 침수, 산사태 등 시설피해는 3410건이 넘었다는 보도다. 집중호우로 충북선을 비롯해 태백선, 중앙선 등 철도 5개 노선이 중단되면서 교통도 이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하루 강수량이 200mm가 넘는 중부지역은 천둥과 번개까지 이어지면서 호우특보가 발령되었다. 여기에 태풍 하구핏이 북상하면서 중부지역에 물 폭탄이 예상된다는 기상예보까지 전해져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북 등 충청권 물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또다시 시작된 물과의 전쟁을 지켜보면서 2년 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충북 지역의 수해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당시 시간당 9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재난을 겪은 충북은 주택이 침수되고, 산이 무너지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물난리를 겪었다. 하천변 주택 침수로 노인분들은 생사를 오가는 사투와 구출작전이 펼쳐졌고, 청주의 한 대형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단전 단수로 혼란을 겪기도 했다.

아파트에 전기와 물이 나오지 않자 많은 세대가 집을 비우고 친척집을 전전긍긍하거나 인근의 호텔과 여관방 잡기에 나섰던 기억도 생생하다. 보름이 넘도록 호텔에서 등교하는 초중고 학생들의 모습은 웃지 못할 살풍경으로 남아있다.

그런가 하면 수해로 피해를 본 충북의 사업장만 해도 1700여 곳이 넘었을 정도였고, 지금도 완전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도 있을 만큼 도내 전체가 큰 손해를 입었다.

이처럼 수해 트라우마가 있는 충북에 올 장마는 또다시 물 폭탄으로 내리고 있다. 장마 끝자락이라지만 기상청은 제4호 태풍 `하구핏'이 올라오면서 5일까지 중부지방은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전에 안전을 강조해도 불안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내륙인 충북지역의 사례를 보더라도 자연재해는 재앙으로 불릴 정도로 거세지는 모습이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 각국마다 개발 위주 정책이 진행되면서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이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뜨거워지는 온난화는 각종 기상이변을 유발하고 있다. 홍수와 가뭄이 극단적으로 반복되고, 쓰나미와 허리케인, 해양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종잡을 수 없이 급변하는 지구 이상환경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처하고자 세계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권 규제에 합의하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편리에 길든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불편을 감소하는 데에는 주저하는 모습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저감정책이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세계 환경전문가들은 또 다른 지구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는 한 제2의 쓰나미와 대지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자연재앙에서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계속되는 집중호우가 증명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안전 대책과 방안을 모색하고, 국가는 자연재해를 하나뿐인 인류의 삶터로 생각하고 세계의 협력과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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