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잠기는 굴다리… 관리 사각지대
툭하면 잠기는 굴다리… 관리 사각지대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7.30 1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좁고 파여 순식간에 침수… 배수시설도 무용지물
집중호우 때 적절한 통제 없어 차량 사고 잇따라
지자체 등 관계 기관서 통제·우회 유도 강화 필요
29일 오전 옥천군 군북면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있다. /사진=독자제공
29일 오전 옥천군 군북면 이백리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있다. /사진=독자제공

 

철길이나 도로 아래로 난 굴다리(통로박스)가 장마철 침수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

집중호우 시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통행 차량이 물에 잠기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오전 4시10분쯤 증평군 증평읍 사곡리 한 굴다리를 지나던 승용차량이 침수됐다. 사고 당시 굴다리 통행로는 어른 키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있던 상태였다.

운전자는 무사히 구조됐지만 자칫 생명을 잃을 뻔 했다.

증평 지역에는 이날 오전 0시~3시 사이 82㎜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물 폭탄은 좁고 움푹 파인 굴다리 통행로를 순식간에 채웠다. 배수 시설도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그런데도 차량 통행 제한이나 우회 유도는 없었다. 관리 주체인 지자체는 침수 사고 이후에서야 통제를 시작했다.

증평군 관계자는 “빗물이 밀려드는 속도를 배수시설이 따라가지 못해 통행로에 물이 찬 상태에서 차량이 진입했다”며 “평상 시 호우주의보나 기상 특보가 발령되면 침수 대비를 하지만 이날은 새벽에 갑자기 호우경보가 떨어져 시간상 통제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운전자 스스로 침수 위험을 판단해야 했던 셈이다. 증평 차량 침수 사고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전날인 29일 오전 7시쯤 제천시 송학면 아세아시멘트 주변 철교 아랫길에서도 차량이 물에 잠기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수심이 깊지 않아 운전자는 자력으로 빠져나왔지만, 차량은 견인차가 오고 나서야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굴다리 통행로는 지반이 낮은 특성을 보인다. 대게 철도나 도로 건설 이후 교통 여건 개선을 위해 신설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심할 경우 지반이 푹 꺼져 지하차도라 해도 무방한 굴다리도 있다.

집중호우 때마다 굴다리 통행로가 잠기는 원인이다. 더욱이 물이 차올랐을 때는 깊이 가늠이 어려워 차량 침수 사고를 유발한다.

지자체 등 도로 관리 기관이 호우 시 선제적으로 통제 활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비가 언제 쏟아져 굴다리 통행로 수위를 올릴지 모르기 때문에 침수 사고 예방 자체가 어렵다”면서 “지자체 등 관계기관은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미리 차량 통행을 제한하거나 우회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